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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진정 빛나야 할때 빛나는 것이 스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10-11 22:07


이래서 박주영(26·아스널)이고 , 이래서 주장이다.

별은 가장 어두운 밤 더욱 밝게 빛난다. 11일 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차전은 힘겨운 승부였다. 안간힘을 썼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팽팽하던 0-0, 이대로라면 '수원 참사'라는 말이 나올 법 했다. 위기의 순간, 박주영이 후반 6분 시원하게 상대 골문을 갈랐다.

UAE전을 앞두고 박주영은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또 골을 넣으면 된다."

지난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몰아넣었지만 7명을 교체하는 바람에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다.

아쉬울 법도 하지만 박주영은 긍정적이고, 담담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골을 넣었다.

박주영의 감각적인 선제골은 후배 서정진도 빛나게 했다. 서정진은 폴란드전에서 박주영의 2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A매치 데뷔전이 무산되면서 기록까지 날아갔다. 하지만 이날 '진짜 A매치 데뷔전'에서 서정진은 박주영을 향해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밀어넣어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주영의 마무리가 완벽했기에 모든 것이 해피엔딩이었다.

박주영은 최근 A대표팀에서 4경기 연속골의 극상승세다. 4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9월 2일 레바논과의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6대0 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9월 7일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1대1 무승부로 낭패를 당할 뻔한 팀을 구했다. 폴란드와의 평가전(2대2 무)의 히어로 역시 박주영이었다.

이날 박주영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포지션이 따로 없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에게 '프리롤'을 안겼다. 중앙에서 볼을 잡고 측면으로 찔러주고 자신은 돌아들어가고, 또 찬스가 나면 돌파를 하고, 프리킥도 했다.

무엇보다 박주영의 플레이에서 예전과는 또 다른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아스널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갖진 못하지만 빅리거라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볼을 키핑하고 여유있게 상대를 따돌리며 자기 색깔을 낸 선수는 박주영과 기성용 정도였다. 치열한 전투끝에 머리에 피를 쏟으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모습에선 전사의 기운이 느껴졌다.

박주영이 이번 A대표팀 2경기에서 얻을 무한한 자신감은 덤이다. 지난 8월말 극적으로 아스널에 합류했지만 칼링컵 32강전 4부리그 소속 슈르스버리전 1경기에서 70분을 뛴 것이 전부다.

하지만 아스널에 합류하기 전 두 가지는 확실하게 증명한 셈이다. 골감각은 절정이고, 컨디션은 이상무다. 수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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