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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복' 여자축구, 1년만에 아시아서 '쩔쩔' 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11 13:07 | 최종수정 2011-10-11 16:16


◇2010년 세계 여자 축구계를 뒤흔들었던 한국이 1년 뒤인 현재 아시아 무대에서도 기를 못 펴는 신세로 전락했다. 10일(한국시각) 베트남 호치민의 탄롱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전에서 여민지가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중국 선수들(왼쪽)을 허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사진출처=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세계를 뒤흔들었던 한국 여자 축구의 신세가 처량하다.

아시아 무대에서 한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상 첫 본선 진출이 가능하리라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북한과 일본에 밀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본선 출전권 확보를 위해 나선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9세 이하 여자 대표팀은 본선 탈락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해 한국 여자 축구가 이뤄낸 성과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힘든 상황이다. 2010년 독일과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서 20세 이하 대표팀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7세 이하 대표팀은 사상 초유의 FIFA주관대회 우승 성과를 올렸다. 이후 놀라운 성적에 각계의 관심과 지원 약속이 쏟아졌다. 대한축구협회(KFA)도 여자 축구 저변 확대 및 지원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무관심 설움은 그렇게 날아가는 듯 했다.

1년이 지난 현재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저변 확대와 지원에 힘을 쓰겠다는 말은 공수표나 다름 없었다. 파주NFC 소집 훈련을 제외하면 여자 축구에 대한 지원은 전무했다고 볼 수 있다. 친선대회를 평가전 삼아 치르는 것이 전부였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마친 여자 대표팀이 런던올림픽 예선까지 치른 경기는 3월 키프로스 4개국 대회와 6월 일본 원정 경기가 전부였다. 그나마 언니들은 나은 편이었다. 19세 이하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선수권 전까지 제대로 된 평가전 한 번 치러보지 못했다. 소집 기간 중 중학교 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것이 고작이다. 말만 무성했지 변한 것은 없었다. 이러는 사이 일본 중국 북한 등 경쟁국의 실력은 쑥쑥 성장했다.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모두 강팀인 북한 일본 중국을 상대하는 대진이었기에 운이 없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지난해 성과에 도취되어 국제대회 본선 조별리그보다 어렵다는 아시아 여자 축구판을 너무 쉽게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3경기를 치른 19세 이하 대표팀의 성적은 1무2패(승점 1)다. 본선행 마지노선에 있는 3위 중국(승점 5)과 승점 4 차이가 난다. 마지막 희망은 13일(한국시각) 베트남 호치민의 통낫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개최국 베트남과의 예선 4차전이다. 이날 중국과 4위 호주(승점 3)가 경기를 치른다. 2위 일본(승점 7)도 북한(승점 9)과 맞대결 한다. 한국이 본선행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베트남에게 무조건 승리한 뒤 호주와 북한이 각각 중국, 일본을 꺾어야 한다. 만약 중국과 일본이 이긴다면 한국은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3위 등극에 실패해 본선행이 좌절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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