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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은 UAE전에 앞서 미드필드 운용을 강조했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중원에 밀렸다. 전반에 고전한 이유다. 기성용이 분전했지만 폴란드의 파워와 스피드에 자주 당했다.
이번에는 필승카드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기성용(셀틱)-이용래(수원)를 내세운다. 구자철이 맨 앞에 서고 기성용과 이용래가 밑에 서는 정삼각형 형태가 된다.
셋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1년 동안 진화했다. 구자철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제주에서도 그랬고, 홍명보호에서도 그랬다. 올초 아시안컵에서 박주영의 부상 공백으로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단 올라서게 됐다. 이후 빠르게 적응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특유의 골감각이 약간 늦게 발견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공격할 때 여유를 지닐 수 있었다. 구자철은 2선으로 뛰어들어 돌파를 감행한 뒤 패스나 슈팅을 한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면서 강력한 중거리슈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5m 사이에서 대포알 슈팅을 날린다. 셀틱에서는 슈팅 위치가 더 다양해졌다.
이용래는 경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성향이 약간 바뀌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본업인 홀딩에서 점차 벗어나 과감한 2선 침투를 감행하고 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 박현범을 영입한 이유도 이용래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해서였다. A대표팀에서는 앞으로 치고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지만 공격성향은 그대로다.
팬들이 UAE전에서 화끈한 공격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구자철은 최전방의 박주영과 호흡을 맞추고, 기성용과 이용래는 시소처럼 앞뒤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 구자철은 어차피 제2의 공격수다. 공수 조율보다는 공격 패턴에서의 또 다른 옵션으로 전후좌우를 오간다. 때로는 박주영과 자리를 바꿔 최전방에 설 수도 있다.
기성용과 이용래는 한 명이 위로 올라가면 다른 한명은 밑에서 수비를 돕게 된다. 이용래보다는 기성용의 수비가담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 체격조건이나 대인수비 능력 면에서 기성용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