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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아. 거서 수비도 생각해야제. 계속 앞으로만 가지 말고." "영권아. 니는 앞으로 가라니까. 공격을 항상 머리속에 그려야 된데이. 단디 좀 해라."
문제는 조광래호에 승선한 풀백들의 성향이다. 기본적으로 수비력과 공격력을 갖추고는 있다. 다만 선수들마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 홍 철과 최효진은 공격력에, 김영권과 이재성은 수비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같은 성향의 선수들을 배치하면 팀이 단조로워진다. 공격력이 좋은 홍 철-최효진 조합을 쓰면 뒷공간이 위험하다. 반대로 김영권-이재성 조합은 공격에 힘을 싣기가 어렵다.
조 감독이 들고 나온 해결책은 바로 '비대칭 풀백 조합'이다. 개념은 간단하다. 좌우의 색깔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즉 풀백 중 한쪽은 공격을, 다른 한쪽은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왼쪽에 홍 철을 세워 공격을 강화하면 오른쪽에는 이재성을 배치해 수비를 무게 중심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왼쪽에 김영권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한다면 오른쪽에는 최효진을 넣어 공격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풀백의 배치에 따라 지동원(선덜랜드)과 박주영(아스널)로 이어지는 좌우 측면 공격수들의 위치도 달라진다. 결과적으로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나를 더 준비하고 있다. '약점 보완'이었다. 조 감독은 훈련 내내 선수들이 가진 성향과는 반대되는 주문을 했다. 공격력이 좋은 홍 철과 최효진에게는 수비를, 수비력이 뛰어난 김영권과 이재성에게는 공격 가담을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를 쓰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선수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