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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은데, 뭘".
그러나 조 감독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첫 훈련을 마친 뒤 조 감독은 "지난번(9월) 소집 때보다 훨씬 몸이 좋다. 컨디션도 전혀 이상이 없는 것 같다"고 씩 웃었다. 그는 "아스널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개인 훈련만 하다보니 몸을 체계적으로 만들지 못한 감이 있다. 체력이 받쳐주지를 못하니 발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체계적으로 팀 훈련을 하면 제대로 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변에서 우려하고 있는 경기력 문제도 "경기를 뛰면서 끌어올리면 된다. 몸 상태가 좋으면 금방 올라온다"고 말했다. 칭찬만 이어졌을 뿐,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3차예선 1, 2차전에서의 활약이 조 감독의 신뢰를 굳게 만든 요인이다. 당시 박주영은 여름 이적시장 내내 방황하다 아스널 입단을 결정짓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합류해 활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보란듯이 2경기서 4골을 몰아치며 승점 4를 선사했다.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능력을 발휘한만큼, 안정적으로 몸을 만든 현재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를을 이끌어야 하는 박주영에 대한 '기 살리기' 측면도 있다. 주장은 훈련과 경기 뿐만 아니라 숙소 생활 등 선수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의 중간다리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신뢰 없이 이어질 수 없는 관계다. 결전을 앞두고 축을 흔들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 캡틴을 띄워줌으로써 선수단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숨은 노림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