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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나믿주믿", 박주영 무한신뢰 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05 10:54 | 최종수정 2011-10-05 10:55


◇박주영(왼쪽)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지속적으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9월 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대표팀 훈련에서 조 감독이 박주영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고양=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저번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은데, 뭘".

이쯤되면 '나믿주믿(나는 믿어, 주영이 믿어)'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하다. A매치 2연전을 앞둔 조광래 감독(57)이 캡틴 박주영(26·아스널)에게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

조 감독이 박주영을 A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시킬 때만 해도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9월 레바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 2차전에서 각각 해트트릭과 선제골을 기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캡틴과 에이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와 경기 감각 저하로 실망만 안길 것이라는 우려였다. 8월 30일 아스널 입단을 확정지은 뒤 대표 소집 전까지 고작 4부리그 팀을 상대한 칼링컵 32강전 1경기 출전이 전부였기 때문에 걱정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첫 훈련을 마친 뒤 조 감독은 "지난번(9월) 소집 때보다 훨씬 몸이 좋다. 컨디션도 전혀 이상이 없는 것 같다"고 씩 웃었다. 그는 "아스널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개인 훈련만 하다보니 몸을 체계적으로 만들지 못한 감이 있다. 체력이 받쳐주지를 못하니 발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체계적으로 팀 훈련을 하면 제대로 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변에서 우려하고 있는 경기력 문제도 "경기를 뛰면서 끌어올리면 된다. 몸 상태가 좋으면 금방 올라온다"고 말했다. 칭찬만 이어졌을 뿐, 걱정하는 기색은 없었다.

3차예선 1, 2차전에서의 활약이 조 감독의 신뢰를 굳게 만든 요인이다. 당시 박주영은 여름 이적시장 내내 방황하다 아스널 입단을 결정짓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합류해 활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보란듯이 2경기서 4골을 몰아치며 승점 4를 선사했다.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능력을 발휘한만큼, 안정적으로 몸을 만든 현재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를을 이끌어야 하는 박주영에 대한 '기 살리기' 측면도 있다. 주장은 훈련과 경기 뿐만 아니라 숙소 생활 등 선수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중심축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의 중간다리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신뢰 없이 이어질 수 없는 관계다. 결전을 앞두고 축을 흔들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 캡틴을 띄워줌으로써 선수단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숨은 노림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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