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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꼬리 박주영' 대 '뱀머리 이동국', 승자는 누구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0-05 13:48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폴란드와의 친선경기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UAE와의 경기를 앞두고 4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박주영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파주NFC=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용의 꼬리냐 아니면 뱀의 머리냐.

오래된 논쟁이다. 누구는 용의 꼬리가 유리하다고 말하고 다른 누구는 그래도 뱀의 머리가 좋다고 한다. 결론내리기 힘들다. 파주에서도 결론없는 논쟁이 붙었다. 조광래호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합을 놓고서다. 박주영(26·아스널)과 이동국(32·전북)이 그 주인공들이다.

용의 꼬리는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여름이적시장 마감을 하루 앞둔 8월30일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로 전격 이적했다. 세계 축구계 최정상급인 아스널은 용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비중은 크지 않다. 런던에 둥지를 튼지 1달이 넘었지만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물론 공격포인트는 없다. 아직 적응기인데다가 로빈 판페르시, 제르비뉴, 시어 월콧, 마루아네 챠마크, 안드레이 아르샤빈, 안드레 산토스, 옥슬레이드 챔버레인 등 쟁쟁한 경쟁선수들이 버티고있다. 아직은 아스널이란 용에 꼬리에 불과하다.

뱀의 머리는 이동국이다. 전북은 K-리그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까지 호령하는 구단이다. 하지만 아스널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면면이나 매출 규모, 팬층 등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아스널이 용이라면 전북은 뱀이라 할 수 있다. 이동국은 절대적이다. 팀공격의 중심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6골-15도움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9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동국이 없으면 전북의 공격을 말할 수 없다. 베테랑으로 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전북이란 뱀의 머리다.

조광래호에서 만난 용꼬리 박주영과 뱀머리 이동국은 경쟁을 펼쳐야만 하는 신세다. 주전 공격수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특히 조 감독이 원톱을 들고나오면 경쟁은 치열해진다.

뱀머리가 용꼬리보다 유리하다. 이동국은 원톱에 최적화된 선수다. 몸싸움과 골결정력이 좋다. 주위를 보는 시야도 넓다. 올 시즌 1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한 시즌 최다 도움기록을 갈아치웠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폴란드와의 친선경기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UAE와의 경기를 앞두고 4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훈련 전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
파주NFC=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박주영은 원톱과 측면 모두 설 수 있다. 멀티플레이어 능력은 박주영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원톱으로 나온다면 그 장점은 빛을 잃는다. '측면공격수 박주영'이 빛날 때는 세 명의 전방 공격수들이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다. 세 명 선수 모두가 빈번하게 자리를 옮기면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한다. 이 때 박주영은 측면에서 크로스나 패스를 올리는것보다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공격한다.

하지만 원톱에 이동국이 버티고 있으면 날카로움은 무디어진다. 여기에 최근 박주영의 몸상태도 좋지 않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원톱 이동국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박주영보다는 측면 돌파와 크로스가 좋은 선수들을 배치하는 것이 낫다.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투톱이다. 박주영-이동국으로 이어지는 투톱은 공격의 파괴력이나 전술적 다양함 측면에서 기대해볼만하다. 다만 미드필더 한명이 부족해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동국을 원톱에, 박주영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경기력이 떨어진 박주영에게 섀도 스트라이커로서의 많은 활동량을 기대하기가 부담스럽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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