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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프래카드 물의, 10년간 출입금지 조치, 실효성은 의문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14:49


10년간 출입금지.

한국 축구사에 한 개인에게 이런 처벌이 떨어진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전북 현대 구단은 30일 최근 일본 대지진 플래카드를 내걸어 물의를 일으킨 축구팬 A씨에게 향후 10년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홈 경기 입장 금지 조처를 내렸다. 한-일 축구팬들에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사건 당사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출입금지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전북 구단은 밝혔다.

한국 축구에서 한 축구팬에게 이런 혹독한 징계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는 관중 난동을 일으킨 서울유나이티드(챌린저스리그)에 한 경기 무관중 경기 징계를 준 적은 있다.

일부에선 이번 결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씨가 변장을 하는 등 마음 먹고 경기장 입장을 시도하면 막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전북 구단은 출입구 경호요원에게 A씨에 대한 신상 정보를 주고 차단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관중의 신분증 확인을 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10년 출입금지 결정이 향후 축구팬들에게도 경각심을 일으키는 효과는 있다.

A씨는 30세의 회사원이었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A씨는 전북이 최근 일본 세레소 오사카 원정경기(9월 14일)에서 3대4로 역전패한 게 너무 억울해 '일본의 대지진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6대1 전북 승)에서 문제의 플래카드를 내걸어 일본 뿐아니라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세레소 오사카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식 항의까지 했다. 전북 구단은 국내팬 뿐아니라 세레소 오사카에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전북 서포터스 연합체 MGB도 구단 홈페이지에 유감의 글을 올렸다.

전북 구단이 A씨를 찾기 위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A씨는 사과문을 인터넷에 올렸고 29일 전북 구단을 제발로 찾아와 고개를 숙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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