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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신데렐라 탄생이 힘든 네 가지 이유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22 13:57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중동의 복병' 오만과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를 펼쳤다. 오만에 2대0 승리를 거둔 홍명보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축구팬들은 홍명보호를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 새 얼굴을 보고 싶다. 그래서 21일 오만전(2대0 한국 승)에선 새롭게 주목받을 신데렐라의 등장을 기대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 A대표팀까지 올라가 본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김보경이 두 골을 합작, 해결사 노릇을 했다. 올초 닻을 올린 홍명보호가 지금까지 치른 경기는 4경기였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주목을 받은 '샛별'은 없다. 이 처럼 홍명보호에선 새 얼굴 발굴이 어려운 네 가지 이유가 있다.

①훈련시간이 짧다

요즘 같은 대표 선수 소집 차출 규정을 따르면 대표팀은 선수를 키울 수 없다. 또 클럽과 말썽을 빚으면서 억지로 차출을 강행할 경우 모두 상처만 남는다. 따라서 홍 감독은 무리하게 소집 훈련을 강행하지 않고 있다. 대학 출신 선수들을 몇 번 소집해 별도로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효과를 바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대학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클럽 선수들과 비교해 어렵다. 매주 수준높은 경기를 하지 못할 뿐더러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도 어렵기 때문이다.

②이미 좋은 선수들은 A대표까지 올라갔다

과거 같았으면 유럽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잉글랜드 선덜랜드) 구자철(독일 볼프스부르크) 손흥민(독일 함부르크) 남태희(프랑스 발랑시엔) 등이 오만전에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국제축구연맹의 차출 규정을 지키려는 소속 클럽의 반대로 더이상 올림픽 아시아예선에는 소집이 불가능하다.

또 올림픽대표 선수 연령인 이들은 이미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여러 차례 차출이 됐던 선수들이다. A대표팀에서도 주축을 이루고 있고, 다수의 축구팬들에겐 얼굴이 낯익다. 홍 감독이 터치하기 힘든 수준에까지 올라간 상태다. 홍 감독 입장에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만 23세 이하 연령의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상당수 해외로 빠져나갔고 또 A대표팀 경기를 출전했기 때문에 발굴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③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뉴페이스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일례로 오만전에선 미드필더 백성동(연세대) 정우영(일본 교토 상가) 장현수(연세대) 등이 선발 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간 백성동의 경우 수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다. 패기가 있었지만 2%가 부족했다. 기회를 살려 빛나지 못했다. 스타성이 있다면 기존의 별들이 빠진 찬스를 살려야 한다. 결국 오만전에서도 평소 더 수준 높은 경기에서 골을 넣었던 윤빛가람과 김보경이 해결했다. 팬들은 새롭게 '고기'를 먹을 줄 아는 선수를 보고 싶어한다. 일부에선 어차피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 해외파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국내파 특히 대학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④좀더 시간을 줘야 한다

신데렐라 탄생은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말도 맞다. 이제 홍명보호는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했다. 앞으로 5경기가 남았다. 충분히 깜짝 스타가 나올 시간이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선수 구성이라면 뉴스타 발굴이 어려울 수 있다. A대표팀을 오간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기량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격차를 좁힐 별도의 훈련 기회가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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