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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가 수비수 제쳤는데 박지성 어시스트로 잡힌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13:12


맨유 박지성(오른쪽) 스포츠조선DB

맨유와 리즈 유나이티드의 2011~2012시즌 칼링컵 3라운드 경기가 열린 21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리즈 앨런 로드 스타디움. 전반 추가시간 박지성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라이언 긱스가 상대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볼을 치고 나갔다. 한 명을 제친 긱스는 그대로 왼발 슈팅을 날리며 골을 기록했다. 박지성과 긱스는 서로 골의 기쁨을 나누었다. 경기 기록지에는 긱스의 득점 그리고 박지성의 어시스트가 함께 기입됐다.

의문이 들었다. 사실 박지성의 패스는 긱스의 골을 도울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긱스의 골은 수비수를 벗겨낸 드리블 덕택이었다. 만약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였다면 박지성의 어시스트는 인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각 나라마다 어시스트에 대한 규정은 다르다. 우선 어시스트는 득점자에게 마지막 패스를 해준 선수에게 준다는게 기본 개념이다. 이후 세부 규정이 다르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가 가장 후하다. EPL은 공을 받은 선수가 3터치 이내에 골을 성공시켰을 때 어시스트를 매긴다. 3터치 내에 수많은 선수를 제치더라도 어시스트로 인정하는 셈이다. 또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다른 선수가 페널티킥을 바로 성공시켰을 때 골대에 맞고 나온 공을 다른 선수가 리바운드해서 골로 연결했을 때도 어시스트를 준다. 올 시즌부터는 직접프리킥골이 나왔을 때 그 프리킥을 얻어낸 선수에게도 어시스트를 주기로 했다. 왠만하면 어시스트를 잡아주는 셈이다. 반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기준이 빡빡하다.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어시스트를 매기지 않는다. 다만 언론사에서 집계한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공을 받은 선수가 '1터치'내에 골을 성공시켰을 때만 어시스트를 매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어시스트에는 관대하다. 2008년 FIFA가 발간한 1986년 멕시코월드컵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득점선수에게 마지막 패스를 한 선수 슈팅이 골대나 상대 선수(골키퍼 포함) 등을 맞고 튀어나온 뒤 다른 선수가 해결했을 때 원래 슈팅을 했던 선수 페널티킥이나 직접프리킥골이 나왔을 때 원래 파울을 얻어냈던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주도록 되어있다.

K-리그는 조금 다르다. K-리그에서는 '터치 횟수'보다는 '상대 수비수를 제친 횟수'에 주목한다. 즉 공을 받은 뒤 상대 선수를 2명 이상 제친 뒤 골을 넣으면 어시스트를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패스를 받은 뒤 터치 횟수가 많더라도 제친 수비수가 2명 미만이라면 마지막 패스를 찔러준 선수에게는 어시스트를 적용한다. 하프라인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주는 킬패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때문에 박지성의 어시스트는 K-리그에서도 어시스트로 기록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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