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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UCL 첫경기 무승부, 혹시 챔스징크스 때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3:40


14일 AC밀란과의 경기 후 2대2 무승부로 끝나자 허탈해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오른쪽). 사진캡처=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14일(한국시각) '최강' 바르셀로나가 인저리타임 AC밀란의 티아구 실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유럽챔피언스리그 첫경기를 2대2로 비겼다. 바르셀로나가 시종 압도한 경기였기에 무승부를 두고 양팀의 온도차는 컸다.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역시 챔피언스리그 2연패 징크스를 끊기란 쉽지 않겠군'이란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1992~1993시즌 현재 방식으로 탈바꿈한 챔피언스리그는 아직 한번도 연속 우승팀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팀이라 불렸던 아약스, 유벤투스, 맨유 등이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했지만 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는 '디펜딩챔피언 징크스'라고 불리고 있다. 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징크스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의 대표적 징크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저주'다.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팀은 그 해 우승팀에게 패한다는 것. 지난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바르셀로나가 우승을 차지하며 저주의 힘이 약해졌지만, 무려 6시즌간 지속된 강력한 징크스다. 9회로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징크스에서도 그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징크스

2002~2003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유벤투스를 잡은 AC밀란이 우승

2003~2004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AS모나코를 잡은 포르투가 우승

2004~2005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유벤투스를 잡은 리버풀이 우승

2005~2006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아스날을 잡은 바르샤가 우승


2006~2007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바이에른 뮌헨을 잡은 AC밀란이 우승

2007~2008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AS로마를 잡은 맨유가 우승

'레알 마드리드의 저주'가 깨지자 첼시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챔피언스리그의 신흥강호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시작한 이후 첼시를 꺾고 올라간 팀이 결승에 한다는 징크스를 만들어냈다. 오로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징크스가 아닐 수 없다.

◇첼시 징크스

2004~2005시즌 첼시를 꺾은 리버풀이 우승

2005~2006시즌 첼시를 꺾은 바르셀로나가 우승

2006~2007시즌 첼시를 꺾은 리버풀이 준우승

2007~2008시즌 첼시를 꺾은 맨유가 우승

2008~2009시즌 첼시를 꺾은 바르셀로나가 우승

2009~2010시즌 첼시를 꺾은 인터밀란 우승

2010~2011시즌 첼시를 꺾은 맨유 준우승

'개최국 징크스'도 빼놓을 수 없다. 현행 방식으로 탈바꿈한 이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장소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이 결승에 진출한 케이스는 한차례도 없다. 지난시즌 맨유가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 올랐지만 웸블리는 맨유의 홈이 아니다. 2002~2003시즌 맨유가 8강에 오른 것이 개최장소 팀 최고 성적이다.

이밖에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한다는 '16강 징크스', 2002~2003시즌부터 홀수해에는 빨간색, 짝수해는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팀이 우승한다는 '유니폼 징크스', 2004~2005시즌부터 6시즌간 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 클럽 순으로 주기적으로 우승을 나눠가지는 '대륙 징크스' 등이 있다.

징크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심리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선수, 감독 입장에서는 묘하게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팬들 입장에서도 활력소를 불어넣고 경기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징크스는 가치가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수놓는 징크스. 이 징크스의 다음 수해자와 피해자는 누가 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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