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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한국시각) 벌어진 잉글랜드와 불가리아의 유로2012 예선 경기.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리오 퍼디낸드 등 대신 조 하트, 크리스 스몰링, 개리 케이힐 등 젊은 선수들이 잉글랜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부상이 없었던 램퍼드의 선발 제외는 영국언론을 통해 2000년대 초반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끈 '황금세대'의 종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 유로2004 8강,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에 그쳤다. '이번만큼'은 하고 기대했던 잉글랜드 팬들은 '이번에도'하는 허탈함을 맛봐야 했다. 이름값만으로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잉글랜드는 루니의 파트너 부재, 제라드-램퍼드 공존 해법 부재 등을 해결하지 못하며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실패를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감독도 이들 황금세대를 포기하지 못했다. 대표팀의 아이콘이었던 데이비드 베컴을 과감히 제외했지만, 제라드-램퍼드-루니에 지나치게 의존한 감이 있었다. 잉글랜드는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진출했지만, 라이벌 독일에 완패하며 월드컵 우승을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스타선수들이라도 컨디션이 나쁘면 제외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카펠로 감독은 불가리아를 3대0으로 제압한 뒤 "램퍼드는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지만, 감독은 이름값이 아닌 실력으로 선발해야 한다. 램퍼드는 더 많은 경기에, 더 좋은 컨디션으로 뛰어야 한다"고 했다. 부상중인 퍼디낸드와 제라드가 복귀하더라도 쉽게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경고인 셈이다.
황금세대 중 루니, 콜, 램퍼드, 테리가 여전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퍼디낸드와 제라드가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더 이상 이들이 대표팀의 핵심 세력은 아니다. 황금세대 대신 새로 잉글랜드 대표에 합류한 젊은 선수들은 빠르고, 활기찬 플레이로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황금세대 대신 새로운 세대가 잉글랜드 축구의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