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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지동원·남태희 '제2의 쌍용'을 꿈꾼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09:35


◇지동원. 스포츠조선DB

◇남태희. 스포츠조선DB.

이청용(23·볼턴)과 기성용(22·셀틱)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배출된 스타다.

2008년 나란히 FC서울에서 활약했던 두 선수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통해 나란히 A대표팀에 입성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출중한 기량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한국이 본선에 손쉽게 오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본선에서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행에 힘을 보탰다. 팬들은 이들의 이름 뒷 글자를 따서 '쌍용'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동갑내기 지동원(20·선덜랜드)과 남태희(20·발랑시엔)는 '제2의 쌍용'을 꿈꾸고 있다. 둘도 없는 단짝인 두 선수는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통해 대표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겠다는 각오다.

두 선수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 각각 광양제철고와 울산 현대고의 주력 공격수로 활약하던 차에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한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의 수혜를 입어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이었던 레딩 유스팀에서 1년간 연수를 받았다.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재목으로 평가 받았던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지동원이 광양제철고로 복귀한 반면, 남태희는 레딩과 계약 연장에 성공하면서 다른 길을 걸어가야 했다. 이후 지동원은 광양제철고에서 칼을 갈았고, 2010년 K-리그 입문 후 수준높은 기량을 선보이면서 다시 눈길을 끌었고, 6월 선덜랜드와 계약하면서 EPL진출의 꿈을 이뤘다. 남태희는 2009년 프랑스 리그1의 발랑시엔에 입단해 2010~2011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공격수 치고는 작은 1m74의 키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은 플레이와 드리블 능력으로 발랑시엔 팬들로부터 '꼬레앙 메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두 선수는 최근 A대표팀 합류를 전후해 거의 붙어 다녔다. 귀국 때부터 훈련까지 한결 같았다.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 통했는지 2월 터키전 이후 4개월여 만인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에 똑같이 선발로 나서 6대0 대승에 일조했다. 지동원은 멀티골을 터뜨렸고, 남태희는 지동원이 첫 골을 넣었던 후반 21분 간접적인 도움을 줬다. 서로를 너무도 잘 안다. 1년간 레딩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꿰뚫고 있다. 같은 공격수인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기회가 많다. 지동원은 남태희를 두고 "(남)태희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고 열심히 한다. 내가 배울 점도 많다"면서 친구를 칭찬했다.

둘은 쿠웨이트전에서도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전에서 성공 가능성을 증명한만큼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통할지 지켜보겠다는 것이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생각이다. 레바논전에서 맹활약을 했지만, 분명 고쳐야 할 점도 있었다. 때문에 쿠웨이트전은 두 선수가 쌍용의 후계자가 될 만한 자격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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