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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0골 고지 노리는 김정우, 무엇이 달라졌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8-08 11:44


상주 상무 김정우. 스포츠조선DB

"올시즌 20골 넣고 싶다."

K-리그 득점 2위 김정우가 올시즌 최종 목표를 밝혔다. 김정우는 지난 6일 열린 K-리그 20라운드 상주-성남전(3대1 성남 승)에서 한 골을 추가하며 정규리그 14호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제주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다.

김정우는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 제대하기 전까지 팀이 승리해서 기분 좋게 군생활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면서 "올시즌 최종목표는 20골을 넣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러시앤캐시컵에서 기록한 3골까지 포함하면 벌써 17골을 넣었다. 남은 10경기에서 3골을 넣으면 최종 목표에 도달한다.

올시즌 득점행진은 놀라울 정도다. 2003년 울산에서 데뷔해 K-리그 5시즌동안 기록한 14골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0.82골. 산술적으로 접근하면 남은 10경기에서 8골 이상을 추가할 수 있다. 정규리그 득점 선두인 데얀(15골·서울)과의 득점왕 경쟁이 치열해 지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이 페이스라면 김정우가 밝힌 시즌 20골이 아닌 정규리그 20골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김정우는 7일 파주NFC 소집에서 "제주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는데 낮설었다. 지금은 공격이 더 편하다"고 했다. 뼈 속까지 스트라이커가 된 듯 하다. 별명도 '뼈트라이커'다.

그렇다면 미드필더 출신 공격수 김정우의 올시즌 놀라운 득점행진의 비결은 무엇일까.

김정우의 전 소속팀인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3월에 처음 공격수로 나섰을때에 비해 상대 뒷 공간을 빠져들어가는 움직임, 뒷 공간에서 볼을 받는 타이밍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슈팅력과 위치선정능력은 미드필더 시절부터 탁월했다. 그런데 공격수로서 필요한 움직임까지 터득했다는 얘기였다. 성남전 득점 상황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왼쪽 측면에서 곽철호가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성남 수비진은 여유로웠다.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김정우가 문전으로 침투하더니 오른발을 툭 갔다 대며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넋놓고 보다가 당한 격이다.


신 감독은 "한 단계 발전했다"고 표현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골 결정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2009년 성남에서 김정우와 한솥밥을 먹었던 라돈치치는 엄지를 치켜 세웠다. "김정우가 제대하면 다시 함께 뛸 수 있어 기쁘다. 같은 공격수가 봐도 공격수 김정우의 움직임과 스킬은 정말 뛰어나다. K-리그에서 최고의 움직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넘치는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K-리그 관계자들은 "김정우는 일상 생활에서는 정말 순한 양인데 그라운드로 들어가면 호랑이 같다"고 입을 모은다. 마른 체격에서 나오는 힘과 체력이 엄청나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공격수로 나서며 활동량은 줄어들었지만 체력을 나눠서 사용할 줄 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김정우는 올시즌 개막전에서 "미드필더때처럼 전력으로 전반을 다 뛰었더니 전반전 끝나고 토할뻔 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을 써야할 타이밍과 쉬어야 할 타이밍을 경험으로 터특했다.

마지막 비결은 '욕심'이다. 김정우는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을때도 득점왕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14호골을 넣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변의 증언은 다르다. 상주의 한 코치는 "김정우가 시즌 초반과는 달리 요즘 득점에 욕심이 생긴 것 같다. 골을 넣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다"며 "공격수는 당연히 득점 욕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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