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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비관도 낙관도 안했다. 해볼만한 상대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하는 심정이었다.
이동거리와 기후 조건을 고려, 중동팀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3차예선에 오른 20개팀 중 중동이 절반이 넘는 11개팀이어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악은 피했다. 중동팀 가운데 껄끄러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이 비켜갔다. B조에 편성된 쿠웨이트와 UAE, 레바논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5위, 109위, 159위다. 한국(28위)에 크게 뒤진다. 하지만 FIFA 랭킹으로 재단할 수 없는 것이 축구다.
조 감독은 살인적인 일정을 걱정했다. 그는 "상대 3팀이 모두 중동팀이어서 홈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치러질 3차예선 방식은 부담이다. 중동팀들은 대부분 예선을 중동에서 소화하지만 우리는 절반을 원정길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해외파 중심의 팀으로 구성돼 있어 홈도 원정경기와 같다. 예선기간 동안 가중될 이동에 대한 부담과 시차 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관리 운용할지가 3차예선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은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여 2차예선에서 맞닥뜨렸다. 한국은 원정에서 1대1, 홈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역대전적에서는 쿠웨이트 8승3무8패, UAE 9승5무2패, 레바논에는 5승1무를 기록했다. 쿠웨이트의 경우 2004년 이후 3연승(10골·무실점)을 거뒀다.
조 감독은 상대팀에 대해서는 강점만 주목했다. 그는 쿠웨이트에 대해 "세대교체의 실패로 월드컵 예선 등에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서아시아대회 우승, 걸프컵 우승 이후 안정을 보이고 있다. 올초 아시안컵 당시 2라운드에 진입은 못했지만 과거 쿠웨이트 축구의 장점인 기술축구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고 했다. UAE는 기술 축구를 경계했다. 그는 "중동의 신흥 강호 중 가장 세밀한 기술과 섬세한 패싱 능력을 갖춘 팀이다. 기술과 스피드, 골 결정력이 있는 공격수들이 날카롭다"고 했다. 레바논에 대해서는 "최근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한 팀이다. 강한 힘과 체력이 돋보인다. 세밀한 패스 능력과 파괴력 있는 선수들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일본, 우즈베키스탄, 시리아와 함께 C조, 호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태국과 함께 D조, 이란, 카타르, 바레인, 인도네시아는 E조에 포진했다. 중국은 요르단,이라크, 싱가포르와 A조에 배치됐다. 3차예선은 9월 2일 시작된다. 각 조 1, 2위가 최종예선에 오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