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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국 현대미포조선 감독(전 고려대 감독)은 선수 복이 많은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고려대 감독 시절 박주영 김정우 이천수 같은 특급 스타들을 이끌고 매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랬던 그가 거의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이끌고 실업축구 3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첫 마디는 "그동안 기회를 많이 주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많이 배웠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전들의 다수가 다쳤던 현대미포조선은 정상적으로 가용할 선수가 최대 14명이었다. 몸이 아픈 선수를 불가피하게 교체 명단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반전에는 교체할 필드 플레이어가 없어 후보 골키퍼 임형근까지 미드필더로 내보냈다. 하지만 송원재가 결승골을 터트리는 등 후보 선수들의 투지는 빛났다. 조 감독은 "내 평생 이런 선수들로 우승해본 것은 처음이다. 우승이 기쁜 것 보다 선수들로부터 포기하면 안 된다는 값진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 대회 목표가 우승이 아니었다.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수원시청과 동률을 이뤄 추첨으로 운좋게 8강에 올랐다. 이후 8강에서 강릉시청을 승부차기로 꺾었고, 준결승전에선 복병 경찰청을 1대0으로 제압했다. K-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용병 알렉스(현대미포조선)가 대회 MVP에 뽑혔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시상 내역
우승=현대미포조선 준우승=창원시청 페어플레이 단체상=목포시청 MVP=알렉스 득점상=김준태(3골·창원시청) 도움상=정선호(3도움·현대미포조선) 골키퍼상=김대호(현대미포조선) 수비상=최병도(현대미포조선) 페어플레이 선수상=최명성(창원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