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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국(28·수원)의 거짓말은 충격이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승부조작 2차 쇼크다.
후배를 팔고, 영혼까지 팔았다.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최성국은 승부조작이 세상에 나온 시점부터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수도권 구단의 국가대표 출신 A로 통했다. 수원은 최성국을 보호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뺌했다.
최성국도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5월 31일 강원도 평창 한화콘도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했다. 용의선상에 있는 그를 기자회견에 불러냈다.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다. 최성국은 "(계속된 루머에) 웃어넘기려 했는데 요새는 지친다. 왜 자꾸 소문이 나는 지 모르겠다. 소문은 소문일뿐, 아닌 것은 아니다"며 "부끄러운게 있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동현 사건을 보고 어땠는냐'는 질문에는 "예전부터 잘 알아서 안타깝다. 이런 일이 있다는게 충격적이었다. 마음이 착해서 더 안타까웠다"며 천연덕스럽게 동정했다. '승부조작을 제의받거나 본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나한테는 없었다. 모르는 전화는 안 받는다. 여태까지 부끄럼없이 살았다. 제의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불신의 늪이다. 승부조작은 '결백 주장→탄로 혹은 자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면 철저하게 숨긴다. 새로운 커넥션이 들춰져야 실토한다. 최성국의 경우 칼끝이 상무의 전현 선수쪽으로 향하자 하는 수 없이 자백한 형국이다. 상무는 승부조작의 온상이다. 현역인 김동현이 구속됐다. 3명이 현재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구속된 대전 박상욱(25)은 지난해까지 상무에서 뛰었다. 연루된 전남 정윤성(27)과 전북 A골키퍼(28)도 상무 출신이다. 최성국이 조사를 받은 만큼 후폭풍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구단의 형태도 문제다. 자정 노력은 공수표다.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성국은 언론에서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 선수는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최후에는 결국 꼬리를 내렸다.
제2, 제3의 최성국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의혹의 인물들은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과연 그들은 깨끗할까. 진실은 은폐돼 있다.
승부조작에 이어 도덕 불감증에 빠진 K-리그는 자정 결의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