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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요르단을 뚫고 2차예선을 통과했다.
10분이 흐르자 한국이 주도권을 장악했다. 홍명보 감독이 주문한 대로 측면공격이 활발했다. 왼쪽에선 섀도 스트라이커 지동원과 윙포워드 김민우가 수시로 위치를 변경하며 물꼬를 텄다. 왼쪽 윙백 윤석영의 오버래핑도 활발했다. 오른쪽 측면에는 1차전의 영웅 김태환이 상대를 교란시켰다.
두 골차의 여유로움 때문일까. 골결정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지동원 김동섭 윤빛가람 등이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집중력이 부족했다.
홍 감독은 후반 김동섭을 빼고, 지동원을 원톱에 전진 배치했다. 홍 철은 왼쪽 윙포워드에 포진했다. 수비라인의 불안은 후반 초반 또 다시 재현됐다. 다행히 용병술은 적중했다. 홍 철이 후반 25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최종예선이다. 조 1위를 해야만 올림픽에 직행하는 바늘 구멍이다. 산적한 과제를 남겼다.
밀집 수비를 뚫는 해법이 필요하다. 아시아권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은 선수비-후역습을 근간으로 한 수비 축구를 펼친다. 최종예선도 마찬가지다. 그물망 수비를 뚫어야 미래가 있다. 이날 답답한 흐름이 전개된 데는 불필요한 패스의 남발 때문이었다. 슈팅 타임에도 완벽한 장면의 골을 위해 패스에 패스를 이어갔다. 마치 예술 축구의 진수인 '바르셀로나 축구'를 연출하기 위한 경연장 같았다.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수비라인을 흔들었으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홍 철의 골이 모범답안이었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후 지체없이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패스 정확도도 보완해야 한다. 상대에게 쉽게 간파당하는 무리한 횡패스로 화를 자초했다. 패스미스가 잦다보니 맥이 풀려 선수들의 움직임도 둔화됐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문기한의 경기 운영도 향상돼야 한다. 이들이 중심을 잡고 플레이를 전개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은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 모래성이었다. 역습에 맥없이 무너졌다.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주장 홍정호는 또 다시 한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오른쪽 윙백 오재석은 골키퍼와 불협화음을 연출했다. 상대가 요르단이었기에 다행이었다.
새 술은 새부대에 담는다고 했다. 차근차근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한다. 최종예선에 대비한 두 배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