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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갈 길이 멀다.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7일 조추첨이 1차 분수령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및 본선 성적을 기준으로 랭킹이 매겨졌다. 1위 한국과 2위 호주, 3위 일본이 톱시드를 배정받았다. A포트에 속한다. 세 팀은 만날 일이 없다. 4∼6위 이라크, 바레인, 카타르는 B포트, 7∼9위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우즈베키스탄은 C포트, 10∼12위 말레이시아, 오만, UAE는 D포트에 편성됐다.
이동거리와 기후를 고려, 중동팀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홍명보호는 바레인,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와 한 조에 속하는 것이 최상의 조합이다. 이란을 꺾은 이라크, 전통의 강호 사우디라아비아, 복병 UAE와 같은 조에 편성될 경우 최악이다. 가시밭길 행보가 예상된다.
주인없는 최전방
홍명보 감독은 4-2-3-1 시스템을 고수했다. 원톱 카드는 두 차례 모두 실패했다. 요르단과의 1차전(3대1 승)에선 대학생 배천석(숭실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전반 40분 교체했다. 2차전(1대1 무)에서는 김동섭(광주)을 투입했다. 골결정력에 한계를 보여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후반 섀도 스트라이커 지동원(선덜랜드)이 전진 배치됐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좌우 날개 김민우(사간 도스)와 김태환(서울)도 기복이 심했다.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아쉬웠다.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할 측면과 중앙 공격이 제각각이었다. 슈팅도 인색했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수반돼야 그물망 수비에 균열이 생긴다. 하지만 아껴도 너무 아꼈다. 선수들간 호흡도 맞지 않아 패싱 타이밍을 찾는데 실패했다. 골결정력까지 부족했다.
최종예선에서도 한국을 상대하는 팀은 수비축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법을 찾아야 미래가 있다. 여기에 선덜랜드로 이적한 지동원을 공백을 메울 대체카드도 물색해야 한다. 올림픽팀 경기는 A매치가 아니어서 유럽파 차출은 강제규정이 아니다.
중원사령관은 누구?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구자철(볼프스부르트)의 공백은 윤빛가람(경남)이 메웠다. 문기한과 짝을 이뤄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았다. 공수 연결 고리인 둘은 전술의 핵이다. 하지만 경기 운영은 기대이하였다. 무리한 횡패스로 화를 자초했다. 백패스 빈번했다. 허리에서 둘의 실수가 잦다보니 전체 선수들의 움직임도 둔화됐다.
1차 저지선의 역할도 낙제점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때에 따라 상대를 거칠게 상대를 몰아쳐 기를 꺾어야 한다. 하지만 둘은 '얌전한 축구'의 대명사였다. 수비라인에 힘을 주지 못했다. 변화가 필요하다.
수비, 인적쇄신 필요
윤석영(전남)-김영권(오미야)-홍정호(제주)-오재석(강원)으로 이어지는 포백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누수가 없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긴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역습에 부실했다. 2차예선에서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먼저 허용했다. 주장 홍정호는 매 경기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수적우세에도 불구하고 볼이 오면 허겁지겁했다. 1대1 대인 마크 능력도 떨어졌다. 골키퍼 하강진(성남)과의 호흡도 낙제점이었다. 하강진은 위치 선정에 단점을 보였다. 이쯤되면 인적쇄신을 통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최종예선에 대비한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