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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하다', 부산 한상운의 비상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6-22 14:34


한상운.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이름없는 영웅'이라는 뜻이다. 주로 영국 언론이 박지성(30·맨유)을 언급할 때 쓰는 수식어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어 붙여진 별명이다.

K-리그에도 소리없이 강한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부산 스트라이커 한상운(25)이다. 역시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한상운은 올시즌 골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리그를 비롯해 컵대회와 FA컵 등 16경기에 출전, 8골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선 6골로 득점 부문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팀 내에서도 최다 득점자다. 높아진 골 결정력은 포지션 변화와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다. 한상운은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지난 2년과 달리 올해는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아무래도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한 자신감은 안익수 부산 감독으로부터 받는다. 한상운은 "내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감독님은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신다"고 말했다. 자신감 유지는 체면을 거는 방법을 사용한다. "경기 전 '내가 최고다', '이번에도 골을 넣을 수 있다'라는 주문을 외운다."

한상운은 희소 가치가 높은 왼발잡이다. 오른발잡이를 막는데 적응되어 있는 국내 수비수들의 빈틈을 노린다. 화려한 개인기도 장착되어 있다. 5월 8일 포항전에선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초·중교 시절 등교 전 새벽마다 공을 가지고 개인기 훈련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단다.

아쉽게도 단 한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다. 유소년 때부터 대표팀 명단에 오를 때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국가대표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런데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8월 10일 한일전에 대비한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발탁 리스트에 한상운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유럽파들이 소속팀 일정상 대표팀 합류가 불가능할 경우 가세할 수 있다.

한상운은 대표팀에 들어가 출전 기회를 얻으면 반드시 큰 일을 내고 싶단다. 그는 "이미 빠른 패스와 많이 뛰는 플레이를 강조하는 안 감독과 조 감독의 축구 색깔이 비슷하다는 점을 적극 살리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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