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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는 울어도 겉으로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2대3 패)을 비롯해 이런 실수를 여러차례 보였다. 홍정호는 "안 그러고 싶은데 한 순간 멍해지며 집중력을 잃게 된다"고 했다. 수비수로서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순간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심리적인 치료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전에는 실수를 하면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19일에는 그렇지 않았다.
홍정호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다른 선수들 마저 쳐지게 될까봐 속은 울어도 겉으로는 웃었다"고 했다. 자꾸 떨어지는 고개를 숙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반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동료들이 다가 왔다. 그는 "오히려 애들이 다가와서 격려해줬다"며 대표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중 살림의 부작용도 있었다.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엄마가 아무리 보약을 먹으라 해도 먹지 않았다.그런데 보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카타르아시안컵, 그리고 K-리그까지. 쉴 틈이 없었다. "요즘은 전반 30분만 뛰어도 힘든 것 같다.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지만 넘겨야 할 부분이다."
때문에 요즘은 자유시간에 마사지실을 자주 찾는다. 시간만 나면 휴식을 취한다. 보약에 이어 비타민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홍정호는 올림픽대표팀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꼭 따고 싶다. 부상없이 올림픽에 나가는 게 목표다. 런던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스카우터들이 올 텐데 눈도장 받아서 해외 진출도 하고 싶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