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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박지성(30·맨유)는 신예 손흥민(19·함부르크)와 같은 방을 쓰게 됐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특별 배려였다. 조 감독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박지성과 함께 생활하며 보고 배우라는 뜻으로 대표팀 막내 손흥민을 한 방에 배정했다. 그런데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박지성도 무명시절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지역예선에서 대선배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룸메이트로 맞이한 적이 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허정무 현 인천 감독은 박지성의 가능성을 봤다. 한국축구의 대들보였던 홍명보를 롤모델로 삼으라는 무언의 자극을 준 것이었다.
나이대가 비슷한 올림픽대표팀인 만큼 방장-방졸 관계는 없다. 같은 포지션의 조합이(홍정호-김영권)있기는 하다. 그러나 흔치 않다. 올림픽대표팀 룸메이트의 중심을 관통하는 단어는 '소속감'이다.
같은 팀끼리 혹은 같은 학교 출신끼리 흩어서 뭉쳤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지동원-윤석영, 문기한-김태환, 하강진-홍철 등이다. 이들은 각각 K-리그 전남, 서울, 성남 출신이다.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는데 요르단 암만에서도 한 방을 쓰게 됐다. 윤빛가람-정동호 커플(?)도 눈에 띈다. 부산 부경고 동기이다. 고등학교 합숙소 생활이후 오랜만에 합방했다. 프로선수-대학선수 조합도 있다. 김민우-장현수다. 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김민우가 연세대를 중퇴한 뒤 장현수가 입학해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한 적은 없지만 학연으로 뭉쳤다. 이밖에 배천석과 김영근은 숭실대 동기 모임을 암만 르 메르디앙 대표팀 숙소에서 하게됐다. 홀수인 21명으로 암만에 입성했기에 독방자도 생겼다. 고려대 출신 박형진이다. 전남의 유지노와 한방을 쓰게 됐으나 유지노가 1차전을 마친 뒤 소속팀으로 복귀해 독방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