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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요르단과의 1차전 전부터 악재를 만났다. 주축 선수 세 명이 합류하지 못했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와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가운데 측면 자원인 조영철(22·니가타)도 허벅지 부상으로 낙마했다. 주축선수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1차전의 관건이었다.
19일 요르단과의 1차전. '이' 없이 '잇몸'으로 나선 홍명보호. 결국 홍 감독이 신뢰를 보내던 '잇몸'들이 요르단을 물었다.
구자철의 대체자로 홍명보호에 합류한 윤빛가람(21·경남)은 홍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모든 공격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특유의 날카로운 패스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뛰어 다녔다. 윤빛가람은 페널티킥을 여유롭게 차 넣어 2-1 역전을 일궈냈고 김동섭의 세 번째 골도 어시스트했다. 1골 1도움의 활약이었다.
그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귀중한 왼발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리고는 곧장 홍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자신을 믿고 선발로 기용해준 홍 감독에게 한 보은의 인사였다. 벤치를 한 참 떠나지 못했다. 홍 감독 뿐만 아니라 모든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과 얼싸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후반 31분에는 페널티킥까지 만들어냈다.
'홍명보의 황태자' 김민우(21·사간 도스)역시 김보경 대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MOM(Man of the Match)에 뽑히며 '황태자'의 위용을 다시 드러냈다. 섀도 공격수 지동원(20·전남)과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요르단 수비를 허물었다.
23일 밤 12시(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는 2차전 역시 이들 '잇몸'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가뭄에 단비다. 2차전을 통해 잇몸에서 돋아날 새 치아로 이들이 거듭날 지 지켜 볼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