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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7개월 만에 홍명보호 승선 "황태자 칭호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6-15 11:56 | 최종수정 2011-06-15 11:56


2012년 런던올림픽 2차예선 요르단전을 앞두고 7개월 만에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우. 파주=하성룡 기자

"부담스럽긴 한데 나쁘지 않다."

7개월 만에 홍명보호에 복귀한 김민우(21·사간도스)가 '황태자'라는 칭호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특유의 앳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담감은 있지만 즐기겠다는 입장이었다.

1m72의 신장. 올림픽대표팀에서 키가 제일 작은 김민우는 2009년 이집트청소년월드컵에서 3골을 기록하며 8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덕분에 당시 청소년표팀(20세 이하)을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톡톡히 얻어 '홍명보의 황태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 싶었다. 하지만 2010년 일본 J2-리그(2부리그) 사간도스로 이적한 뒤 시련을 겪으며 그는 서서히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갑자기 발병한 갑상선 항진증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부터 급격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김민우는 "당시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100m를 전력 질주한 것같은 피로감이 몰려왔다"고 했다.

지난 3월 중국, 6월 오만과의 친선경기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치료에 매진했다. 4월부터 서서히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왕성한 활동력이 다시 살아났다. 8경기에 출전,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다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제자의 활약을 눈여겨 본 홍 감독은 '황태자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 5월 말 김민우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일본을 방문했다. 이날 김민우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선발 출전해 89분간 활약했고 팀은 5대0 대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김민우에게 "다치지 말고 잘 하고 있어라"라며 대표팀 승선을 암시했다.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 2차예선 요르단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였다. 믿음이 존재했다. 홍 감독의 구상 속에 김민우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잡고 있었다.

13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합류한 김민우는 14일 첫날 팀훈련에서 제외된채 런닝으로 훈련을 대신했다. 홍 감독의 배려였다. 12일 경기를 치르고 온 김민우에게 회복 훈련에 집중하라고 한 것. 김민우도 홍 감독의 배려를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악 물게 됐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스타일에 맞춰 플레이를 하겠다. 베스트멤버에 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꼭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겠다"며 스승에게 런던행 티켓을 선물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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