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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0·맨유)은 지난 4월 25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축구를 잘하고 싶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뜻대로 평범한 삶이 가능할까. 일찌감치 포기했다. 맨유 소속으로 9개월간 리그 대장정을 펼친 뒤 갖는 한달여의 짧은 휴식기에도 눈코 뜰 새 없다. 광고 촬영, 방송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올해부턴 베트남에서 자선경기도 개최했다. 바쁜 일정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서른 살이다. 운동 선수들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일찍 결혼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을 보면서 부러움도 느꼈을 법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부럽지 않단다. 이유는 간단했다. 박지성은 "나는 결혼한 동료들과 떨어져 영국에 있었다. 주위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 잘 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박지성은 "부럽지는 않지만 주위 분들이 '이제 해야할 때다'라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것에 세뇌되는 것 같다"고 했다.
결혼 시기 뿐만 아니라 은퇴 시기도 '뜨거운 감자'였다. 그동안 박지성은 맨유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내왔다. 그러나 꼭 맨유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은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것은 자명하다. 맨유에서 은퇴하지 않는다면 일본이든 네덜란드든 다른 구단에서도 은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은퇴 시기는 몸 상태가 좌우할 전망이다. 박지성은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최고의 정점은 1~2년 안이다. 언제까지 맨유에서 활약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몸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전했다.
이번 자선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선수 섭외였다. 박지성은 "유동적인 선수 일정으로 인해 확신이 없었다. 다른 아시아 선수는 리그 중이라 섭외가 힘들었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아시아 선수 초청에 힘쓸 계획이다"고 했다. 호치민(베트남)=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