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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과의 전쟁 속에 밤 잊은 프로연맹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6-03 09:08


프로연맹은 요즘 밤을 잊어버렸다. 연이어 터진 사건 탓에 쉴 틈이 없다.

지난 5월 초부터 프로연맹의 고난은 시작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故윤기원의 죽음 원인을 규명하고자 물밑에서 조사를 펼쳐왔다. 이 와중에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비상근무체제가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제가 제기된 후 1주일이 넘게 퇴근시간을 훌쩍 넘겨 자정이 다 되서야 사무실을 벗어나는 직원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업무 중 틈틈이 걸려오는 항의전화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프로연맹은 이번 문제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몽규 총재가 직접 나서 머리를 조아렸을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때문에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해 위기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 1000여명에 달하는 K-리그 16개 구단 구성원을 모아놓고 1박2일 워크숍을 계획,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짧은 시간 내에 추진력을 발휘했다.

현재까지는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클린 캠페인, 자진 신고 접수 및 자체 신고제 등을 도입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행히 K-리그 구성원 전체가 위기를 인식하고 갖가지 묘수를 짜내고 있어 곧 실질적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승부조작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연맹이 올곧이 리그를 끌고 움직일 수 있느냐다. 하루가 멀다하고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쉴틈이 없는데 리그와 컵대회 일정까지 진행하기에는 벅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만큼 대안은 없지만,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로써는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력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무너질 수도 없는 일이어서 연맹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다.

프로연맹은 향후 각 구단과의 공조를 통해 승부조작의 근원을 뿌리뽑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소 무리가 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정면승부로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매일 반복되는 야근 탓에 힘은 들지만, 지금은 이겨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분발을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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