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헷갈리는 '지동원 선덜랜드행'의 진실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6-02 21:07 | 최종수정 2011-06-02 21:34


1일 오전 지동원(20·전남)의 선덜랜드 이적설이 나왔다. 올림픽팀 오만전 직후 만난 지동원은 자신의 축구인생과 직결된 중요한 소식을 인터넷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전남 구단 역시 금시초문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지동원의 에이전트는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구단도 선수도 에이전트도 모른다는 뉴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가고 있다. 관계자도 팬들도 헷갈려하는 지동원 선덜랜드 이적설의 진실은 무엇일까.

바이아웃, 누구말이 맞나

지동원은 당연히 빅리그 진출을 원한다. 1일 오만전 직후 인터뷰에서 "유럽으로 이적하고 싶다고 다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기회가 오면 나가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지동원의 측근은 "다른 데도 아니고 프리미어리그다. 기회가 늘 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적료보다 이적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전남은 반대한다. 구단은 선덜랜드로부터 종이 한장 받은 게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바이아웃 조항의 유무다. 미리 상호 합의한 이적료만 충족되면 구단 동의 없이도 해외진출이 가능한 '바이아웃' 조항은 지동원의 향후 거취를 판단할 중요한 열쇠다. 지동원측은 '당연히'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고 하고, 구단측은 일관되게 바이아웃 조항이 없다고 주장한다. 구단 주장대로 바이아웃 조항이 없다면 칼자루를 구단이 쥔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면 구단의 동의는 중요치 않다. 구단과 상의 없이 계약이 성사단계에 이르렀다면 바이아웃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선계약 후설득'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바이아웃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알려진 70만~75만달러(약 7억5000만~8억원)는 한국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지동원의 몸값으로는 터무니없는 '헐값'이다. 이 금액이 사실이라면 7억5000만원 이상만 있다면 전세계 어느 구단이나 지동원을 데려갈 수 있다. 2일 영국 매체 크로니클은 지동원이 선덜랜드로 이적하면 백업요원으로 뛰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덜랜드는 지난 1월 애스턴빌라로 옮겨간 대런 벤트(27)의 이적료로 2400만유로(약 425억원)를 챙겼다. 파리 생제르맹의 공격형 미드필더 스테판 세세뇽의 영입에 655만파운드(약 115억원)를 썼다. 지동원의 이적료로 100만달러(약 11억원)가 거론되고 있다. 100만달러 선수에게 붙박이 주전을 기대할 리 없다. 전남은 350만~500만달러(약 37억~55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적인 해법 찾을까

이적에 대한 선수와 구단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양측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의외로 간단히 풀릴 가능성도 있다. 지동원측은 구단과의 잡음을 원치 않는다. "지금의 지동원은 전남 구단이 키워줬다. 나쁜 모양새를 만들면서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동원이의 미래를 위해 구단을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남 유스 광양제철고 출신인 지동원의 전남 구단과 동료들을 향한 애정은 같하다. 바이아웃이니 이면계약이니 복잡한 세상사를 뛰어넘는 가족같은 인간관계가 존재한다. 제아무리 돈이 전부인 프로 세계라지만 오랜 둥지인 전남을 등지기는 힘들다. 구단 역시 지동원이 최상의 조건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다면 발목잡을 이유가 없다.

정해성 전남 감독이 지동원의 영국행을 대놓고 반대한다. 해외로 진출하려면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2·셀틱)처럼 좋은 조건이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해외 진출 당시 21세였던 이청용과 기성용은 각각 200만파운드(2009년 기준 약 44억원), 200만유로(2009년 기준 약 38억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정 감독은 "이적료는 단순히 구단이 받는 돈의 차원이 아니라 그 선수에 대한 평가이자 출전횟수와 비례한다"고 했다. 창창한 제자의 앞길을 막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런던올림픽 이후 최상의 모습, 최고의 조건으로 기쁘게 보내주고 싶은 것이 정 감독의 바람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