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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분위기 좋았는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네요."
잔칫집에서 초상집이 된 포항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전화를 걸어 사실확인에 들어갔다. 범인은 김정겸(35)이었다. 김정겸은 구속된 김바우로부터 승부조작 정보를 들은 뒤 제3자를 통해 스포츠토토에 1000만원을 걸어 2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현역 선수의 스포츠토토 참여를 금지하는 법을 어겼다. 뿐만 아니라 1인 베팅 한도액인 10만원보다 100배나 많은 돈을 걸었다. 김정겸은 관련법에 의거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도 징계를 피할 수 없게됐다. 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정겸의 고백을 들은 포항은 회의 끝에 계약을 해지했다. 베테랑 수비수로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었지만 비도덕성을 묵과할 수는 없었다. 김정겸도 순순히 동의했다. 검찰에서 김정겸의 출두를 요청할 경우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선수단에 대한 강도높은 자체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선수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할 수 있는 스포츠토토 참여행위를 집중 파헤치기로 했다. 교육도 충분히 하기로 했다. 포항은 2일 홈페이지 공시사항을 통해 '팀 선수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진심어린 사과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방지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당분간 비판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