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의 컨디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내심 그를 박지성(30·맨유)의 대안으로 점찍었던 조광래 감독(57)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경쟁자 이근호(26·감바 오사카)가 가세하면서 새로운 주전경쟁이 예상된다.
이근호(26·감바 오사카)는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냈다. 자체 청백전 후반전 구자철을 대신해 윙어로 자리를 잡은 이근호는 30여분 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실력을 어필했다. 훈련을 지켜보던 조 감독은 "생갭다 몸 상태가 좋다. 아무래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다보니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구자철의 체력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근호를 세르비아전 후반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합격점을 준 것이다.
현재까지는 구자철이 경쟁에서 좀 더 앞서고 있었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5골을 넣으면서 공격 본능을 발휘한 구자철은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4월 유럽 출장길에 조 감독이 가장 먼저 찾았을 정도로 기대감이 큰 선수다. 지금의 부진도 실력 저하라기보다는 오랜기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면서 컨디션이 떨어진 것 때문이다.
하지만 조 감독 입장에서 경쟁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느슨하게 걷는 것보다 치열한 긴장감 속에 뛰는 것이 선수 개인이나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이번 대표팀 합류가 구자철이 장점을 살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세르비아전과 7일 가나전은 구자철과 이근호의 경쟁체제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