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릎 전문의들이 본 박지성의 무릎부상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0-12-30 11:45 | 최종수정 2010-12-30 15:48


◇지난해 대표팀의 유럽원정에서 박지성(왼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송준섭 주치의. 스포츠조선 DB

박지성의 무릎은 과연 시한부인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무릎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박지성 무릎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고.

21명의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위원 중에서 무릎 전문가는 세 명이다. 송준섭 대표팀 주치의(유나이티드 병원장), 조우신 아산병원 교수,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

이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박지성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하지만 사람의 무릎은 기계와 달라 관리 여하에 따라 선수생명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송준섭 박사는 맨유의 역할에 주목했다. 송 박사는 "박지성이 3년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선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3년이건, 5년이건, 아니면 그 이상이라 해도 한계는 분명 있을 것이다. 맨유의 관리체계에 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지난해말 맨유의 수석 트레이너를 만난 자리에서 맨유가 가지고 있던 박지성 파일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부상 뿐만 아니라 근력, 근육 내 피로도 등이 기간별로 수치화돼 있었다.

송 박사는 "박지성은 집중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 그런 면에선 축구선수 관리 노하우가 충분한 맨유에 있으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다만 몇 년 뒤에는 선수생활을 못 한다는 등의 단정적인 의견에 대해선 동의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은승표 원장의 얘기는 좀더 구체적이다. 은 원장은 "일반적으로 무릎 부상을 판단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는 환자의 통증, 둘째는 부상 부위에 물이 차는지 여부, 셋째는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이라며 "박지성은 피로하면 무릎에 물이 찬다.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박지성이 수술한 부위인 연골은 완치가 없다. 최선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연골은 어느정도 재생이 되지만 정상연골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은 원장은 "쉬면 호전된다. 그렇다고 축구를 그만둘 수는 없으니 관리를 해야한다. 무릎 주위 근육이나 인대 강화 훈련을 하고 있을 것이다. 농구선수들은 무릎 하중이 더 심해도 축구선수들보다 무릎 걱정을 덜한다. 이유는 경기중 교체를 하면서 잠시 잠시 쉬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들은 계속 뛴다. 박지성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통한 장시간 이동은? 큰 문제는 아니란다. 은 원장은 "좋은 영향은 분명 아니겠지만 큰 악영향은 없다. 기내 기압이 낮아 수술 부위에 살짝 부담이 되겠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도 이같은 박지성의 상태를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을 오가는 일정 때문에 무릎이 나빠졌다는 것은 과장됐다. 아마도 그가 수 년간 선수들을 봐 왔기 때문에 직감적으로 느끼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맨유 구단이 박지성의 선수생명을 '3년이다, 5년이다'를 못 박을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우신 교수는 "축구선수는 누구나 무릎이 안 좋다. 하지만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지 못한다. 박지성의 무릎이 5년이 이상 갈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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