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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호에게 오만은 '약속의 땅'이 될까, 아니면 '쇼크의 땅'이 될까.
오만은 홍 감독에게 기분 좋은 장소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홍 감독은 오만 원정길에 올라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3대0 대승을 거두고, 런던행을 조기 확정지었다. 당시 선수들로부터 '헹가레'를 받은 홍 감독은 좋은 기운을 이어 받아 그해 여름 런던에서 '동메달 신화'를 썼다. 그래서인지 홍 감독은 오만 입국 후 "예전에 좋은 기억이 있었던 곳에 돌아오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며 웃었다.
하지만 오만은 한국축구에 큰 아픔을 준 곳이기도 하다. 한국은 2003년 10월에 열린 2004년 중국 아시안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서 1대3으로 패했다. '오만 쇼크'라는 이름으로 한국축구사에 기록되어 있다. 오만은 체코를 유로2020 8강으로 이끈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이 지난 2월 오만 지휘봉을 잡은 후 3승1무1패로 상승세를 타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다. 이라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1로 패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우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오만이 '약속의 땅'이 될지, '쇼크의 땅'이 될지 여부는 결국 '밀집수비' 타파에 달려 있다. 홍 감독도 이 부분을 꼽았다. 팔레스타인전을 복기하며 "상대가 내려앉은 상황에서 공략하려면 빠르게 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지금처럼) 너무 안정적으로만 계속 공을 돌리다 보면 밀집 수비를 깨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전방 선수들이 공을 받으려고 전부 다 전체적으로 내려오다 보니 (공격 시) 숫자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공 소유의 가장 큰 목적은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의도 대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게 '롱볼'이 될 수도 '빠른 공격'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의 밀집수비 해법은 보다 빠르고, 직선적인 축구가 될 공산이 크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사실상 하루 밖에 훈련을 하지 못해 전임 감독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경기를 했던 홍 감독은 오만전부터는 적극적으로 자기 색깔을 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만 입성 후 전술 코치를 맡고 있는 주앙 아로소 코치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라인업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전방에는 팔레스타인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간 오세훈(마치다)이 주민규(울산)보다 먼저 기회를 받을 공산이 크고, 중원에서도 지나치게 안정적인 플레이로 일관했던 정우영(울산)을 대신해 역동적인 축구가 가능한 자원들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