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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김영옥이 88세 나이에도 일을 놓지 못하고 스스로 '학대'라고 표현할 정도로 일 중독으로 사는 이유를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성실함 부지런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제가 별명이 완소녀다. 완전 소처럼 일하는 여자다. 그 타이틀을 선생님께 넘겨드리거나 '완소녀'의 큰 언니로 모셔야할 것 같다"고 웃었다.
김영옥의 성실한 삶은 필모그래피에 그대로 남아 있다. 2010년 1월 드라마 스케줄만 봐도 월화 미니시리즈 '공부의 신', 수목 드라마 '추노', 일일 연속극 '다함께 차차차', 주말 연속극 '보석 비빔밥'을 동시에 소화했다. 일주일 내내 드라마에 출연한적도 있던 것. 당시 나이가 74세였다.
김영옥은 "저게 나의 치부야. 왜 저렇게까지 했을까"라고 한탄했다. 이에 정형돈이 "제가 95년 3월부터 일했다. 저도 30년차 사회생활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했는데 선생님은 67년차니까 저는 고민을 해결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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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한 김영옥은 실제 소띠라고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내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은퇴에 대한 고민은 늘 있다. 한국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다. 요즘 평균 수명이 굉장히 길어졌다. 살아온 날만큼의 기간이 남은거다. 요즘 만혼이지 않나. 결혼도 출산도 늦어져서 아이들이 어리다. 이에 비하면 선생님은 굉장히 오랜 기간 열심히 일을 하신거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옥은 "나도 이 나이까지 일할걸 몰랐다. 다행히 연기자라서 노인의 역할을 할수 있는게 쓰임이 있는게 다행"이라며 "연기자로는 이순재 91세, 신구 89세, 그 다음 세번째가 88세 나다. 여자 중에는 내가 제일 큰언니"라며 "후배에게 가림막이 되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내가 할수 있는 자리에서 내 나이로 할수 있는거 하면서 버티고 있는 거다. 일이 들어오면 거절을 안한다"고 했다.
또 시청자들의 칭찬을 들으면 높은 인정욕구도 만족된다는 것. 완벽주의는 아니지만 잘해냈다는 기준이 높아 모든 걸 스스로 해야하는 성격 때문에 더 몸이 고달픈 상황이다.
이에 김영옥은 "나는 나를 너무 학대하고 사랑하지 않은것 같다. 일 하다 죽겠을 때가 있다. 나쁘게 말하면 짐승보다 나았을 정도, 짐승처럼 살았다고 본다. 내가 향유하는 시간이 없었기에 무지무지한 스스로를 학대한 거다. 예전에는 밤을 만힝 샜다. 돈은 벌었지만 일만 하면서 보낸 시간이 너무 많았기에 집안일도 마찬가지다. 직접 쓸고 닦다보면 '어우 죽겠네' 그런다. 직접 하려고 하는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를 학대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들게 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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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살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도 털어놨다. 김영옥은 "전쟁을 겪고 우리집에 형제도 많은데 사촌 형제 2명까지 우리 부모님이 떠맡았다"며 "하지만 난 24살에 결혼하고 새 가족이 생겼다. 막상 돈을 벌고 우리 식구만 여유로웠지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리지 못했다"며 손주 셋을 키워준 헌신적인 엄마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놨다.
김영옥은 "이만하면 쉬나보다 하면 또 고난이 오고, 유치한 이야기로 '내 팔자구나' 최면을 건다"며 현재 아픈 손주까지 돌보는 삶을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선생님 연세를 기준으로 보면 연극이나 연기나 성우를 시작하는게 흔한 일은 아니다. 쉽지 않은 일이다. 30대에 할머니 역할 80세에 도전한 랩, 기존의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을 깨고 나간 삶이다. 굉장히 주체적인 삶이다. 하지만 너무 반대되게 실제 생활은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쟁기를 짊어지고 가는 소처럼 나를 못돌본것 같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다.
김영옥은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는 넘어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조카 죽음은 오래도록 치유가 안되더라. 이후 손자가 크게 다치는 일이 생기고 제일 겁나는건 아랫 사람 부고를 듣는게 무섭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그럴수록 건강검진으로 건강을 잘 챙기라"고 조언하며 검사 결과 나이에 비해 뇌도 몸도 훨씬 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