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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 축구는 상대 역습에 상당히 취약했다. 최종예선 10경기에서 허용한 10골 중 50% 이상을 역습에 당했다. 3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한국 축구의 월드컵 참패로 기억되는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2대4 패)에서 대부분의 골을 상대의 빠른 역습 과정에서 얻어맞았다.
첫째, 변형 스리백의 완성도 높이기다. 신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플랜 B인 '변형 스리백'은 러시아전에서 효과적이지 못했다. 재정비를 천명한 이유다. 장현수(FC도쿄)를 제외한 중앙 수비 자원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포함된 윙백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러시아전에선 권경원(톈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김주영(허베이 화샤)이 나섰지만 모로코전에는 장현수를 중심으로 좌우 수비수에 송주훈(나가타)과 김기희(상하이 선화)를 출전시킬 전망이다. 스리백은 수비 시 윙백도 가담해 5명의 수비수가 구축되는데 좌측 윙백으로 나섰던 김영권(광저우 헝다) 대신 임창우(알 와흐다)가 투입돼 우측 윙백으로 변신한 이청용과 호흡을 맞춘다. 수비진의 잦은 변화는 '독'이다. 그러나 이번 유럽 평가전은 본선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최대한 많은 실험을 해야 한다. 신 감독은 "모로코전 결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 머리 안에 있는 과정을 통해 월드컵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한 2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에게 출전 기회를 주겠다는 신 감독의 실험은 전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둘째, 공격시 패스 정확도와 볼 점유율 높이기다. 모로코가 역습에 강한 팀이라면 역습을 당할 수 있는 문제의 화근을 애초에 잘라내야 한다. 역습은 주로 공격이 차단당했을 때 이뤄진다. 공격 시 선수들 간 정확한 패스가 요구된다. 큰 그림에서 봤을 때는 볼 점유율이 중요하다. 우리가 볼을 소유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위협을 당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간단한 논리다. 수비진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는 건 무의미하다. 도전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계속해서 괴롭힐 수 있는 정확한 패스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