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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모습에 믿음은 가득했다. 단 한 차례도 실망을 주지 않았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모두 잘했는데 나만 못한 것 같다. 내가 찬스를 잘 만들지 못한 데다 볼 소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대1 무)에선 그나마 활약을 했다. 그러나 그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아닌 우리 선수 탓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알제리전(2대4 패) 후에는 한탄했다. 벨기에전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사라진 이청용, 이유는 컨디션 관리 실패였다. 브라질의 낯선 환경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피로누적으로 인한 더딘 회복 속도에 맥을 못 췄다.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시즌이 흘렀다. 군계일학이었다. 2013~2014시즌 볼턴이 치른 정규리그 46경기 가운데 무려 45경기(선발 32경기, 교체 13경기)에 출격했다. 팀내 최다 출전이다. 그러나 볼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또 좌절됐다. 어느덧 볼턴과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볼턴도 이청용을 이적시킬 계획이다. 새로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월드컵이 새 세상의 통로였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으로 거취는 안갯속이다.
볼턴 지역지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볼턴뉴스는 1일(한국시각) '이청용은 브라질에서 최악의 경기를 보여줬다. 그를 이적시키기 원하는 볼턴의 희망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그는 프리미어리그보다는 챔피언십이 더 어울려 보인다'고 혹평했다. 그리고 '이청용에게 볼턴을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처럼만 활약했다면 문제없었다. 그러나 영입를 원하는 잠재적 팀들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브라질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를 하찮은 존재로 보이게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브라질월드컵의 3경기로 이청용을 평가할 수 없다. 다만 이적시장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