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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을 끈끈하게 버텼다.
볼점유율 62대38, 슈팅수 22대11, 아르헨티나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유효슈팅은 무려 17개였다. 하지만 문을 잠근 스위스의 수비 전술은 대단했다. 강력한 압박과 톱니바퀴 조직력에 아르헨티나가 진땀을 뺐다. 수문장 베날리오의 선방도 빛났다. 경기 종료 직전 골을 허용했지만 수비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알프스 메시'의 활약도 관심이었다.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제르단 샤키리(스위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경기 초반 위협적이었다. 샤키리는 빠른 발과 개인기술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몇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면서 스위스의 역습을 이끌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4년 전 19세의 나이로 남아공월드컵에서 최초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샤키리는 두번째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생갭다 부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16강 여부가 걸려있던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에서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했다.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메시와 골장면이 흡사했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왼발로만 만든 골이었다.
그러나 스위스를 구해내지 못했다. '원조 메시'의 벽은 높았다.
스위스는 골을 허용한 후 공격에 불이 붙었다. 제말리의 헤딩이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샤키리는 경기 종료 직전 '다이빙'으로 프리킥을 얻었지만 동점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스위스의 투혼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