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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무2패 16강 진출 실패.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거둔 한국 축구의 성적은 굴욕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1무2패를 거둔 이후 16년만의 무승이었다. 비난의 화살이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3년 6월 25일 홍명보 감독이 새롭게 대표팀 지휘를 맡았다. 시작부터 힘겨웠다. 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전까지 남은 시간은 359일이었다. H조 상대국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러시아의 카펠로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까지 693일의 시간이 있었다. 벨기에의 마크 빌모크 감독 역시 765일동안 팀을 이끌었다. 알제리의 바히드 하릴호지치 감독은 무려 1093일동안 준비를 한 뒤 월드컵에 나섰다.
부족한 준비 시간을 메울 수 있는 카드는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물론 축구협회도 알고 있었다. 브라질이나 크로아티아 등 강팀들을 초청해 경기를 가졌다. 그리스로 날아가 유럽 원정 경기도 했다. 일종의 벼락치기였다. 그런데 핵심을 놓쳤다. '현지 적응'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물론 대표팀은 1월 브라질 이구아수에서 전지훈련을 가졌다. 정작 경기가 없었다. 훈련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홍명보호는 단 한번도 브라질의 그라운드에서 실전을 뛰지 못한 채 월드컵을 맞이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축구협회가 먼저 변하고 노력해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