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운드에 야유가 쏟아졌다. 의심할 여지없는 이번 대회 최악의 경기였다.
경기에 돌입하자 이란은 구차네자드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수비로 내렸다. 2중을 넘어 3중의 수비벽을 만들었다. 개인기가 좋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막기 위한 케이로스 감독의 비책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측면을 위주로 공격에 나섰지만, 공격이 너무 단조로웠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넘어오는 크로스도 단조로웠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8분 에메니케가 왼쪽을 무너뜨리며 무사에게 연결한 볼이 수비에게 막힌 것과 이후 오나지의 오른발슛이 빗나간 것이 가장 좋은 찬스였다. 이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내내 수비만 하던 이란은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걸었다. 33분 찬스가 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구차네자드가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지만 엔예마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들어 이란이 조금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차네자드와 데자가를 중심으로 역습 횟수를 높였다. 나이지리아도 아메오비, 오뎀윙기 등 공격자원들을 투입하며 득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스가 부족해 결정적인 기회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 중거리슛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는 특히 실망스러웠다. 전술적인 준비가 전무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양 팀은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본적인 실수를 반복했다. 종료직전 나이지리아가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노렸지만, 이란의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