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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나이지리아]야유가 당연했던 이번 대회 최악의 경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05:50


ⓒAFPBBNews = News1

그라운드에 야유가 쏟아졌다. 의심할 여지없는 이번 대회 최악의 경기였다.

이란과 나이지리아는 17일(한국시각) 쿠리치바 아레나 다 바이사다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 첫 번째 무승부 경기이자 첫 무득점 경기였다. 이란은 공격의 의지가 부족한 지독한 수비축구를 펼쳤고, 나이지리아는 창 끝이 너무나도 무뎠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운영으로 많은 골을 만들어냈던 이전 경기들과는 너무나 다른 경기였다.

이란은 구차네자드를 최전방에 포진시켰고, 2선에 헤이다리, 데자가, 하지사피를 배치했다. 더블볼란치는 네쿠남과 테이무리안이 나섰다. 몬타제리, 풀라디, 호세이니, 호세인 사데키는 수비를 책임졌다. 골키퍼는 장갑은 하지지가 꼈다. 나이지리아는 에메니케를 중심으로 모세스와 무사, 아지즈가 공격에 나섰다. 공수 조율은 미켈과 오나지가 맡았다. 오메루오, 오사니와, 갓 오보아보나, 암브로스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엔예마가 지켰다.

경기에 돌입하자 이란은 구차네자드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수비로 내렸다. 2중을 넘어 3중의 수비벽을 만들었다. 개인기가 좋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막기 위한 케이로스 감독의 비책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측면을 위주로 공격에 나섰지만, 공격이 너무 단조로웠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넘어오는 크로스도 단조로웠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8분 에메니케가 왼쪽을 무너뜨리며 무사에게 연결한 볼이 수비에게 막힌 것과 이후 오나지의 오른발슛이 빗나간 것이 가장 좋은 찬스였다. 이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내내 수비만 하던 이란은 역습과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걸었다. 33분 찬스가 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구차네자드가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지만 엔예마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들어 이란이 조금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차네자드와 데자가를 중심으로 역습 횟수를 높였다. 나이지리아도 아메오비, 오뎀윙기 등 공격자원들을 투입하며 득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스가 부족해 결정적인 기회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 중거리슛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는 특히 실망스러웠다. 전술적인 준비가 전무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양 팀은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본적인 실수를 반복했다. 종료직전 나이지리아가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노렸지만, 이란의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전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어느 하나 볼 것이 없었던 최악의 경기였다. 경기 후 쏟아지는 야유는 너무나 당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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