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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식습관, 눈 건강 적신호 불러올 수 있어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03-27 10:55 | 최종수정 2012-03-27 10:55


눈은 '마음의 창'이자 몸 상태를 말해주는 바로미터다.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평소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눈은 신체부위 중 가장 민감한 곳이고 자극에 바로 반응하며 신체 곳곳과 연결돼 있어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자주 뻑뻑하거나 눈 속에 이물질이 낀 듯한 느낌이 들고 다크서클이 자주 생긴다면 식습관을 점검해보도록 한다. 이는 습관처럼 즐겨 마시는 커피와 잦은 음주, 달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눈이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눈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식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개선해나간다면 눈은 물론 신체의 건강도 회복할 수 있다.

커피의 유혹, 녹내장 일으킬 수 있어

동서식품이 실시한 국내 커피 소비량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커피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232억6900만 잔에 이른다. 커피 소비자에 해당하는 15세 이상 인구가 약 4464만명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간 521.2잔, 하루 평균 1.4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즐겨 마시는 커피가 정작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오후를 깨우는 달콤한 유혹'이라 불리는 커피는 약 400여종의 화학물질을 비롯해 수분, 카페인,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유기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커피의 성분 중 주의가 필요한 성분은 바로 카페인이다. 커피 한잔(약 150ml)에는 약 50~100mg이 들어 있다. 하루 한잔 정도의 커피 속 카페인은 체내에 흡수되면 신경 조직이나 심장, 근육 등을 흥분시켜 각성 효과나 피로회복을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커피를 지속적으로 다량 흡수할 경우 카페인 성분이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종종 눈 떨림 증세가 나타난다면 이 역시 카페인 함유가 높은 커피를 즐겨 마신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카페인으로 인해 이뇨 작용이 원활해지면서 체내의 수분이 지나치게 밖으로 배출되면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커피 속에 포함된 화학보존제 역시 위험요소다. 화학보존제의 성분이 눈 건강을 유지하는 칼슘과 마그네?㎱ 흡수를 방해해 근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면 1잔으로 섭취량을 줄이고 칼슘과 마그네슘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지나친 음주, 시신경 근육 이상 야기할 수 있어

지난해 한 취업사이트에서 실시한 직장인 음주 문화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10명 중 8명은 일주일에 1번 이상 술자리를 가지며, 술로 인해 업무 지장과 건강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은 일상생활은 물론 시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술의 알코올 성분은 신체에 흡수되면 심장 박동수와 혈류속도를 증가시킨다. 이때 안압 증가가 일어날 수 있으며, 내안근이나 외안근에는 근전도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근육의 피로도도 함께 증가시킨다. 음주 후 '눈이 풀린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러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일컫는 것이다.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의 경우 굴절 이상 증상을 종종 겪게 된다. 이는 알코올로 인해 조절 이상이나 근육 이상이 나타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심한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약품이나 몸에 흡수되는 유해한 화학성분에 의한 '중독성 약시'가 나타날 수 있고 눈의 외막을 이루고 있는 공막이 정상인 하얀 색이 아닌 누런 색으로 변색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일단 잦은 음주 습관을 없애고 전문 안과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술을 마신 후 시력검사를 하면 조절 정도가 평소와 달라 검사치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으며 정상치와 현저한 차이가 나타난다"며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눈의 신경과 근육 등이 모두 영향을 받는 만큼 술은 자제해서 마시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설탕 과다 섭취, 노인성 질환 유발 촉진시킬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식품에는 설탕이 들어간다. 단 음식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대체로 단맛이 자극적인 식품은 눈 건강에 해롭다. 평소 밀가루 음식이나 단 음식을 좋아한다면 눈이 잘 붓는 체질로 변하기 쉽다. 단순 당질 위주 식사는 전신 순환을 방해해 쉽게 부종이 생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단맛을 내는 설탕은 혈액을 산성화시키고 인체 내의 칼슘과 비타민B을 소비시킨다. 몸의 골격을 이루는 주요 구성 성분인 칼슘은 다른 무기물을 조정해 모든 인체 조직 회복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다. 특히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물기가 많은 경우, 색소층의 염증, 결막염을 없애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칼슘이 모자랄 경우 시신경으로부터 비타민을 빼앗겨 눈의 노화가 촉진되고 근시가 생길 수 있다. 비타민B의 부족은 각막 신진대사의 활성화를 방해하며, 눈의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떨어져 노안을 촉진한다. 특히 백내장과 녹내장의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고 눈 주위 색소 침착도 야기한다. 김진국 원장은 "단 음식을 구성하는 설탕을 많이 섭취할수록 비타민B의 소비가 촉진된다"며 "설탕의 과다 섭취로 비타민B 성분이 부족할 경우 쉽게 피로를 느끼고 각막의 염증이 자주 발생하며 노안과 백내장 같은 노인성 질환의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짜고 자극적인 음식, 안구 수분 부족으로 인한 부종, 안구건조증 원인

우리나라 성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13.5g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나트륨 섭취량의 5배에 달한다. 나트륨의 지나친 섭취는 뇌졸중, 관상동맥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을 유발하는 원인인 동시에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투압을 조절하는 무기질인 나트륨을 많이 섭취할 경우 몸 속의 수분이 상실된다. 짜게 식사를 한 후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 세포가 수분을 빼앗기면 혈관이 좁아져 혈압이 높아지고 당뇨나 신장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신체의 수분 부족은 안구의 수분 부족에 영향을 줘 부종이 나타나거나 안구건조증을 유발시킨다. 안구가 마르게 되면서 결막염과 각막염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눈이 자주 붓고 안질환 발생이 잦다면 병원을 찾기 앞서 식습관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눈 건강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서는 커피와 술의 섭취를 줄이고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 대신 비타민A의 함류가 많은 푸른잎 채소와 당근, 달걀과 비타민B가 함유된 견과류, 칼륨과 칼슘이 많은 치즈와 생선의 섭취를 늘리도록 한다. 안구 마사지를 자주 해주는 것도 좋다. 눈 안쪽의 동안근을 자극하면 눈이 묵직해지고 순환이 안돼 나타나는 부기와 다크서클을 완화할 수 있다. 손가락 끝 부분을 눈 주위 동그란 뼈 부분에 밀착시킨 후 살짝만 밀어 넣어 지그시 눌러주면 동안근을 자극해 눈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한번 잃은 눈 건강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만큼 평소 식습관 개선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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