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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공감력이 약한 엄마의 막말에 유년시절부터 상처받은 아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아들은 "초등 4학년때 엄마 일기를 봤다. 임신 중절을 실패해 저를 낳았다고 쓰여있었다. 너만 없었으면 내 이렇게 안살았다고도 했다. 내 존재를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며 "아빠와 엄마가 사이가 좋지 않아 싸움이 잦은 집이었다. 돈 때문에 많이 싸웠고 친아빠가 외도해서 집을 나가기도 했다. 엄마가 화날때 나에게 폭언으로 쏟아부었다. 한결같이 나를 부정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혼자 키우시느라 힘드셨던걸 알아서 그때 그때 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연고대가 목표였다. 반에서 1등을 해서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수능날 시험 보고 나와 '수능 망한 것 같다'고 했을 때 엄마는 '너 때문에 친척들 볼 낯이 없다. 나가서 차에 치어 죽어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 때문에 받은 상처로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였다. 내 인생은 실패자라고 엄마가 단정지으면서 '너 인생 실패한거 왜 내탓을 하냐'라고 하더라. 30년 넘게 엄마에게 막말을 듣다보니까 그게 진심이라고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엄마는 "갑작스러운 목숨 얘기에 자신을 겁박한다 생각했다"며 "한강 다리 위에서 죽고 싶다고 말했던 아들의 연락이 날 괴롭히는 거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은 "아들의 우울감이 굉장히 깊다. 지금까지 봤던 가족들 중에 최고다"라며 "아들은 죽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운데 엄마는 기억이 안난다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나. 엄마와 아들의 고통의 깊이가 현격히 다르다. 아들이 내 생갭다 훨씬 아프다는걸 인정해라. 아들은 상처가 건드려질마다 아프다. 상처의 많은 부분은 엄마에게 받은 부분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뿌리이고 기둥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엄마는 자신의 정당성이 너무 중요한 사람이다. 아들과의 관계에서도 엄마 자신의 정당성이 너무 중요하다"라며 엄마의 공감대 부족과 엄마의 특성을 집어냈다.
가까워질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진심 하나로 희망이 보였다. 아들은 어린 시절 홀로 자신을 키워준 엄마를 늘 염려하고 있으며, 엄마 또한 표현이 다르게 나갈 뿐 아들을 위해 목숨도 줄 정도로 애틋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힐링리포트로 엄마에게 "아들의 마음을 모르겠으면 물어봐라. 대신에 말할 때 '내가' '나는' 이 단어는 빼고 말하기"를 조언했다. 아들에게는 "태어난 것에 대한 존귀함을 오해하지 마라. 엄마는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임신을 유지했고, 얼마나 책임이 클지 알면서 아드님을 키워내지 않았나. 태어난 것 자체에 존귀함을 부인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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