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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24년 지나온 한국 게임산업, 내년엔 반등 시작!

남정석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2-30 06:30


격동의 2024년 지나온 한국 게임산업, 내년엔 반등 시작!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2024년, 한국 게임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여전히 엔데믹 시대로의 환경 변화 대응이 늦어지면서 매출과 수익성의 동반 악화로 구조조정 및 수장의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받아들여야 했고, 회사별로 수익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상황이 됐다.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가 입법화 됐고,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거나 IP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됐으며 계엄령에 이은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전반적으로 산업계는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내년 역시 국내외 정세와 경제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될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를 보내면서 축적된 역량으로 콘솔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좀 더 많은 기대작들의 출시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닫혀 있던 중국 시장에 재진출 하면서 숨통이 트인 것도 분명 호재이다.

여기에 대세인 AI(인공지능)와 더불어 미국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등이 더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게임산업이 신기술과 트렌드를 적극 도입하고 활용하는 선구자로서의 위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분명 있다. 올해 게임산업을 돌아본다.

위축의 시대

업무 첫 날인 지난 1월 2일 국무회의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내용 등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고, 3월 22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자율적으로 시행됐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에 대해 법제화를 한 것으로, 이로 인한 뚜렷한 매출 감소가 나타났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산업계에 또 하나의 규제가 시작됐다는 측면에선 분명 부정적인 소식이었다. 그만큼 유저들이 게임사들의 정보 공개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는 뜻도 된다.

국내 게임물에 대한 규제가 집중되면서 국내에 지사를 두지 않은 해외 게임에 대해선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역차별 문제가 여전한 상황인 가운데, 게임사들은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에 안주했던 수익 모델을 좀 더 다양화 시켜야 하는 과제와 기회를 동시에 갖게 됐다.


개정안 시행 이전이기는 하지만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의 아이템 확률을 적절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결국 지난 9월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최대 219억원에 이르는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다른 회사들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업계 불황으로 인해 올해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시됐고, 수장들도 대거 교체되면서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노출했다.

물론 연초부터 라이엇게임즈와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게임사들의 인력 감축 소식이 계속되면서, 한국 지사 인력들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개발 자회사 분사 등은 상당한 충격파였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비용 구조를 효율화시키기 위해 엔씨소프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김택진 대표 이외에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했고, 넥슨과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이 예외없이 CEO를 교체하며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중 내내 계속된 변화가 내년 이후 업계의 체질 개선을 이뤄낼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격동의 2024년 지나온 한국 게임산업, 내년엔 반등 시작!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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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2015년 기대작 '다크앤다커 모바일'

격동의 2024년 지나온 한국 게임산업, 내년엔 반등 시작!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반등의 2025년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지만,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움직임도 상당히 많았다.

우선 지난 2021년 크래프톤 이후 3년만인 지난 7월 시프트업이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국내 게임사의 IPO가 다시 재개됐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시프트업은 3조~4조원대의 시가총액을 오르내리며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단숨에 업계 시총 4위에 올랐다. 다시 게임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내년 이후 넷마블네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등의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에서 외자 판호를 받는 게임들이 증가하고 있고,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온라인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출시 이후 한달만에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연말에도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한한령으로 사실상 닫혀 있었던 세계 최대 게임 시장에서 다시 본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도 반등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물론 '원신', '버섯커 키우기', '라스트워: 서바이벌' 등 다양한 장르의 중국 게임들이 뛰어난 게임성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자극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국내의 대표적인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넥슨을 비롯해 대형 게임사들이 대거 나서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기대작을 선보이며 개발 경쟁력 회복을 보여줬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 국내에서만 역대 최대 규모인 30여개사가 나섰고,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카잔' 등 2025년 출시가 예고된 신작들이 호평을 받은 것 역시 희망을 주고 있다.

여기에 AI를 적극 활용한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이를 적극 반영하는 P2E 게임 개발이 또 다시 각광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위메이드와 컴투스홀딩스 등에 더해 가상화폐 '위믹스'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액션스퀘어에 내년에 새롭게 합류해 블록체인 사업을 적극 전개하기로 하는 등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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