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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한국에서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의 작가 나카가와 리에코(中川理惠子)씨가 14일 일본 도쿄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향년 89세.
영국 그림동화 '꼬마블랙삼보'를 보고 인형극놀이를 만들었다가 아이들이 핫케이크를 먹는 장면을 좋아하는 걸 보고 더 맛있는 카스텔라가 나오는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그래서 카스텔라 재료인 달걀 이야기를 구상했고, 두마리 고양이가 등장하는 프랑스 그림책 'Pouf et Noiraud campeurs'에서 캠핑 도중 '구릿 구룻 구랏'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구리와 구라'라는 들쥐 형제를 고안했다.
1962년 '싫어싫어 어린이집'으로 작가 데뷔했고, 1963년 대표작 '구리와 구라' 시리즈 첫 작품을 발표했다. 그림은 여동생 야마와키 유리코(山脇百合子·2022년 별세)가 담당했다. '구리와 구라'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 번역됐고, 22편의 시리즈 누적 발행 부수는 2천200만 부를 넘어섰다. 한국에선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 외에도 '구리와 구라의 소풍', '구리와 구라의 헤엄치기', '구리랑 구라랑 꽃님이' 등 여러권이 번역돼 나왔다.
'步こう步こう私は元氣(걷자 걷자 나는 씩씩해)'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이웃집 토토로' 주제곡 '산보'의 가사도 썼다.
그림책 평론가 히로마쓰 유키코(廣松由希子)씨는 "고인은 보육교사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구리와 구라'에는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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