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금쪽이가 '모야모야병' 의심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는 엄마는 탄탄한 몸매로 감탄을 안겼다. 엄마를 쏙 빼닮은 외동딸은 애교도 많은 딸이지만 유치원 7세 반에 올라가고 한 달쯤 등원 거부를 시작했다고.
엄마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우는 게 흔한 생떼가 아니었다"라 설명했다. 심지어는 유치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시작된 등원 거부 상황.
설레는 마음으로 등원 준비를 마친 금쪽이는 편지를 꼭 쥐고 유치원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골프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골프 잘하는데"라 했던 금쪽이는 유치원에 들어서자마자 얼굴이 굳어버렸다. 낯선 곳에 온 듯이 굳어버린 금쪽이.
|
그때 할머니는 익숙한 모습으로 유치원에 들어섰다. 엄마와 교대하기 위해서였다. 금쪽이 옆에서 교대로 대기하는 모녀. 금쪽이는 할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할머니 어디있어요? 할머니랑 있고 싶어요"라며 오열했다. 엄마는 "원래 등원 거부가 한 번도 없었다. 놀이터에서도 주도하는 스타일이다"라 했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나이이기에 더욱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출발처럼 꼬이면 그 뒤가 너무 걱정이다"라 우려했다.
할머니는 원인에 대해 "제가 원장 선생님과 얘기해봤는데 유치원 동생을 때려서 혼난 적이 있다더라"라 했지만 모든 걸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오은영 박사는 "혼나는 모습을 보여 체면이 깎인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친구들은 3 정도 느낀다면 금쪽이는 50 정도 느끼는 거다"라 추측했다.
부정적인 정서를 감내하는 힘이 부족한 듯한 금쪽이. 오은영 박사는 "불편한 감정을 크게 받아들이고 그걸 쌓아둔 것 같다"라 했다.
금쪽이는 수영을 배우자는 엄마에게 "선생님이 있어? 난 엄마랑 하고 싶어"라 했고 태권도는 어떻냐는 말에는 신나서 일어섰다. 하지만 막상 체육관에 가서는 "하기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
하지만 금쪽이는 칭찬이 아니면 못받아들이는 상태. 만약 학교 생활을 잘 못하면 등교 거부까지 할 수도 있다고.
또한 금쪽이는 밥도 자기 손으로 먹지 않고 할머니에게도 막말을 일삼았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금쪽이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 친구는 집대장이다. 가정보다 집단생활에서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라며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금쪽이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자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거기에 엄마에게 바로 이르기까지 했다. 할머니는 아이가 울자 눈물을 보였다.
할머니는 금쪽이가 진정하는 사이 집안일을 시작했고 울음을 그친 금쪽이는 휴대폰을 제대로 손에 쥐지 못했다. 동그랗게 말린 금쪽이의 왼손. 금쪽이는 할머니에게 힘없이 안겨 눈물만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금쪽이는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다 갑자기 코피를 흘려 할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오히려 금쪽이는 담담하게 "저번에 토했을 때도 코피 났잖아"라 했다.
|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신장 검사는 꾸준히 해왔던 상황이다"라면서 "아기 때 병원을 갔을 때 괜찮았는데 청소년기에 검사 받으러 오라 했다. 그래서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라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에게 모야모야병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아빠와 금쪽이를 보여줘야 하나를 고민했다. 엄마는 "충격받아서 괜히 아빠에 대한 기억만 나빠질까봐"라 걱정했다.
결국 엄마는 아빠를 보여주기로 했다. 생후 200일 이후로 처음 보는 아빠. 엄마의 한숨이 더욱 깊어진 이유. 금쪽이는 병원에 도착했다. 신나게 왔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아빠 곁에서 금쪽이는 조용해졌다. 뇌출혈로 의식 불명인 아빠. 엄마는 "금쪽이 왔잖아"라 했지만 남편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금쪽이는 "지금은 말 안하고 싶어. 아빠 조금 무서워"라며 엄마의 품에 안겼다.
금쪽이는 '아빠'라는 물음에 생각에 잠겼다. 한참을 고민한 금쪽이는 "좋았어. 아빠가 멋있었어"라 답했다. 아빠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금쪽이는 "나 아빠 그려볼래"라 했다.
모야모야 관련 검사를 진행한 금쪽이, 엄마는 의사 선생님에게 주의사항을 들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