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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덜어내니 통하는 속도감과 의미다.
'경성크리처'는 시즌1과 시즌2를 함께 기획했던 독특한 작품으로, 촬영 역시 연이어 이어졌다. 시즌1 공개 당시 시즌2의 편집도 마무리되어가던 차였지만, 시즌1의 혹평 이후 이를 뒤엎었다. "길다"는 평가가 이어졌던 시즌1의 참패를 잊듯이 시즌2는 회당 50분을 넘지 않는 선으로 편집이 됐다는 후문. 시즌2 시사 이후 기자와 만난 정동윤 감독은 "속도감을 주는 전개를 위해 회당 50분을 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덜어냄이 통한 느낌. 속도감이 높아지면서 시즌2는 지루함이 없이 쾌속 전개가 이어지면서 재미를 더했다.
이 속도감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액션도 있었다. 시즌2의 가장 큰 장점은 각종 액션이 쉬지 않고 등장한다는 점. 채옥과 호재가 쿠로코들과 대규모 전투신을 펼치는 것에 더해 승조(배현성)이 보여주는 촉수 액션은 '경성크리처'의 정체성에 부합했다. 심지어 3회에서는 이들의 대규모 액션신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펼쳐지는 바. 수많은 쿠로코들이 마치 쥐와 벌레떼를 연상시키는 움직임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배종병 넷플릭스 서울오피스 시리즈부문 디렉터는 "감독님이 액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면서 동물의 움직임을 차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액션에 빠져들다 보면 태상과 채옥의 서사는 저절로 흡수된다. 79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1945년에서 2024년으로 온 이들의 절절한 서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물론 사랑의 가치에 대한 일차원적 집중은 다소 올드하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절절한 연기가 서사를 완성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경성크리처' 전체의 의미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망각과 용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정신을 담아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여전히 사과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은근하게 담아내면서 시청자들을 이해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