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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관 시각장애인 위한 '화면해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4-09-05 16:52 | 최종수정 2024-09-06 07:15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허만진 주무관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허만진 주무관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패럴림픽은 거울 같다. 계속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파리패럴림픽 직관 응원을 마치고 1일 귀국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가치봄 영화제' 특별상영에 참석해 남다른 장애감수성으로 장애-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문화-스포츠 향유권의 가치를 강조했다.

유 장관은 4일 서울 종로구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영화제 특별상영회에 참석해 직접 화면해설을 한 영화 '소풍'을 단체관람했다. 연출자 김용균 감독, 배우 나문희, 박근형, 파리패럴림픽 현장을 함께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한상준 영화진흥위원장, 김영일 시각장애인연합회장,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본부장 등 내빈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한국농아인협회 주최로 올해로 25년째를 맞은 가치봄 영화제는 장애를 소재로 하거나 장애인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30여 편을 상영하는 가장 오래된 국내 장애인 영화제다. 지난 2월 개봉, 35만명의 관객을 모은 '소풍'이 '가치봄' 영화로 제작돼 특별상영됐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서비스로 '모두를 위한' 영화가 재탄생했다. 무엇보다 유인촌 장관이 지난달 7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녹음실에서 '소풍'의 화면해설 녹음에 참여했다. 대배우의 딕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여백을 채우는 감각, 감정선을 살려내는 명품 내레이션이 '소풍' 속에 은은하게 스며들었다.

스크린의 시공간이 꽉 채워졌다. 노년에 재회한 친구 태호(박근형), 금순(김영옥), 은심(나문희)의 막걸리 신에서 '태호가 금순이에게 막걸리를 따라준다'는 화면해설과 '쪼르륵 막걸리 따라주는 소리' '치이익 부침개 타는 소리' 자막이 함께 뜨는 식이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모두가 함께 마음을 나누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의 영화다.

국회에서 모두의 영화를 위한 '화면해설' 예산 마련에 분투해온 '시각장애 당사자' 김예지 의원은 "국무위원이 화면해설을 한 건 유 장관님이 전세계 최초일 것"이라면서 "문체위에서 질의할 때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체육 향유와 함께 장애예술인들의 창작환경 구축에 관심이 많으시단 걸 알았지만, 직접 참여해주셔서 더 감동이었다.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장관님의 해설 자체가 영화의 예술성을 높이는 요소였다"고 극찬했다.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허만진 주무관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김용균 감독은 "영화 20년 만에 이런 시도는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후 "유 장관님 정말 좋은 배우다.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이 확 올라온다. 내레이션의 톤을 올리면서 연기를 살리는 스킬이 정말 뛰어나시다"고 호평했다. 유 장관이 "선배님들의 연기 사이사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듣는 분들, 분위기, 감정을 깨뜨리지 않고 잘 실려가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말에 선배 나문희가 "너무 잘하셨어요!"라며 극찬했다.

한 청각장애 관객이 화면해설에 참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유 장관은 "감동이었다"고 즉답했다. "영화도 감동이었고,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 여기 계신 (장애-비장애) 모든 분들이 이 영화를 느끼고 있단 게 전해져서 그게 큰 감동이었다"고 했다. "화면해설 녹음 때 작은 화면을 보면서 했는데 그때도 벅찼지만 큰 스크린으로 보니 더 감동이었다. 나도 눈물이 나더라"고 털어놨다.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허만진 주무관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패럴림픽 중계도,모두의 영화도 더 많아져야" '패럴림픽 찐팬'유인촌 장…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유 장관은 "엊그제 파리패럴림픽을 다녀왔다. 양궁, 수영, 탁구, 태권도, 보치아, 배드민턴 정말 많은 경기를 봤는데 활기차고 패기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내가 본 경기는 다 이겼다"며 미소 지었다. "지금도 파리에서 우리 장애인올림픽 선수들이 메달 경쟁을 하고 있다. 메달을 떠나 그들의 투지와 패기, 선수들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패럴림픽은 거울같다. 계속 제 사진을 돌아보게 한다. 팔다리가 없는 선수가 몸통 하나로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팔이 없는 양궁선수가 발로 활을 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생각한다. 그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패럴림픽 방송을 더 많이 해주지 않아서 아쉽다"고 했다. 객석의 장애인들을 향해 유 장관은 "아직 모자라고 부족하다. 지금 당장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정부가 '배리어 프리'한 정책, 예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고 계속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우리 모두가 오늘처럼 똑같이 즐길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 더 많은 배우, 성우, 아나운서들이 화면해설 자원봉사에도 나서주셨으면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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