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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노 웨이 아웃' 속 유재명, 분노를 넘어 살의를 유발한다는 반응이다.
김국호는 수감 시 잠시라도 반성했을까. 극 중 모범수로 형을 마치고 교도소 내 넉살 좋게 웃어 보이던 김국호가 출소 직후 자신이 200억 살인 타깃이 됐음을 알게 되자 곧바로 악마의 얼굴을 내보였다. 재미있다는 듯 상황을 즐기고 연극 무대에 오르듯 매무새를 단장하고 극적인 감정을 끌어내 눈물의 사과문을 낭독하는 모습은 극을 바라보는 시청자에게서도 살의를 일으킬 지경. 어느새 자신을 향한 국민적 살의를 권리로 받아들인 김국호를 보고 있자니 유재명의 얼굴이 아닌 온전히 김국호만이 극에 살고 있었다.
이처럼 유재명은 김국호 그 자체였다. 언젠가 올곧은 신념을 품고 있던 검사장이 아닌, 장가를 이끄는 대기업 회장도 아닌 뻔뻔하고 능글맞아서 더 혐오스러운 범죄자로서 극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 유재명의 연기 디테일이 김국호를 향한 살의를 자연스럽게 일으킨다. 극을 관통하는 공개 살인청부라는 소재에 대한 납득이 유재명이 연기하는 김국호를 향한 분노로부터 시작된다. 살인 범죄도 알상다반으로 느껴지게 하는 김국호의 평범함에서 전해지는 소름 끼침과 지난 죄를 잊고 세간의 관심을 즐기는 파렴치함에 이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유일한 인간다운 모습까지. 면면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극하며 왜 그를 향한 공개 살인청부가 일게 됐는지 이해하고 극을 바라보게 만든다.
한편, 유재명의 소름 끼치는 열연으로 막을 연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은 매주 수요일 디즈니+와 U+모바일tv를 통해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