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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덕후의 딸' 김정영과 하영 모녀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왔다.
얼마 후 신서현은 이이경 팬클럽 회장 이미숙(배해선)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오재금이 팬클럽 공금 5,000만원을 들고 사라졌다는 것. 이미숙은 콘서트 당일까지 5,000만원을 채워 놓지 않으면 오재금을 신고하겠다고 했다. 신서현은 이곳저곳 엄마를 찾아다녔지만 엄마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신서현은 몰랐던, 어쩌면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모를 '엄마 오재금'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됐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오재금은 시어머니의 모진 타박에 어린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목욕탕 세신사부터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열심히 살았다. 먹고 사느라 비 오는 날 딸의 학교 마중도 갈 수 없었지만, 오재금에게는 딸 신서현이 인생의 전부였다.
신서현은 오재금이 팬클럽 공금을 자신의 예단 비용으로 쓰고 사라진 것이라고, 어쩌면 어디가 아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라진 엄마 걱정에 하염없이 눈물 흘렸다. 결국 찾아온 이이경 콘서트 당일. 신서현은 어렵사리 마련한 5,000만원을 팬클럽 회장 이미숙에게 건넸다. 그때 흙투성이가 된 오재금이 나타났다. 그제야 마음이 놓인 신서현은 오재금을 붙잡고 펑펑 울었다.
알고 보니 오재금이 팬클럽 공금으로 불법도박을 한 사기꾼 이미숙의 뒤를 쫓다 위험에 처했던 것. 이미숙이 오재금은 물론 그녀의 딸 신서현에게까지 사기를 치려 한 것이다. 오재금이 무사히 돌아오고, 이미숙이 붙잡히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후 신서현은 오재금이 이이경을 좋아하는 이유가, 자신이 자주 불렀던 '해뜰날'을 잘 불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감동했다. 이에 신서현은 자신의 결혼식날 오재금의 최애 이이경을 축가 가수로 섭외해, 오재금에게 행복을 선사했다.
'덕후의 딸'은 5060 세대를 사로잡은 '덕후 문화'를 소재로 가깝고도 먼 엄마와 딸의 관계성을 유쾌하게, 또 뭉클하게 그려냈다. 신선한 스토리 위에서 김정영, 하영 등 배우들은 탁월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훨훨 날아올랐다. 톡톡 튀면서도 가슴 찡한 공감까지 이끈 유연한 연출력 또한 돋보였다. 여기에 직접 노래까지 부르며 특별출연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친 이이경의 존재감도 인상적이었다. 많은 시청자들, 특히 세상 모든 엄마와 딸들이 웃고 울며 공감한 시간이었다.
'O'PENing(오프닝)'은 CJ ENM 신인 창작지원 사업 오펜(O'PEN)'을 통해 배출된 신인 작가 작품으로 구성된 드라마 프로젝트로, 자유로운 형식과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첫 작품 '덕후의 딸'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만큼, 오는 8월 19일 오후 8시 50분 tvN에서 방송될 '오프닝 2024' 두 번째 작품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가 더욱 기대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