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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축구 국가대표 황희찬이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떠나왔지만 인종차별 등으로 힘들었던 해외 생활 10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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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영국에서 뛰는 것이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그런 곳에서 큰 기록을 세우면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시즌이 됐다"고 고백했다.
멘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 이름 대신 '코리안 가이'로 불렀던 것에 대해 "처음에는 세계 최고의 감독님 중 한 분이 언급해 주시니 좋게 생각하고 있다가 '인종 차별 발언'이라며 이슈가 되었을 때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며 "'내 이름을 더 알리면 되지'라는 각오를 가지고 이번 경기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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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25살인 2015년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맹활약을 펼치며 분데스리가로 이적했고, 이후 2021년 여름 라이프치히(독일)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입성했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에 간 처음 6개월은 말도 안 통하고 친구들 고교 졸업사진 보고, 20살 되어 신난 SNS 보면서 가만히 있다가 눈물이 뚝 떨어지고 한국 가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오히려 전화를 안했다. 더 가고 싶을까봐 잠수를 탔다. 여기서도 이겨내야지 내가 다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말이 안통하는 황희찬에게는 동료들이 패스도 주지 않고 소통도 하지 않아 힘들었다는 것. 독일어를 매일 공부하고 원하는 패스를 설명하니 그때서야 소통이 시작됐고, 제대로된 활약을 펼칠수 있었다고.
2년 전 인종차별에 대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황희찬은 "당시 맨유와의 경기에서 제가 페널티킥 차려고 하는데 상대 서포터즈들이 방해한다고 눈을 찢는 행동 등을 하더라. 그라운드에서 똑같은 사람으로서 상처를 받았고아쉬운 부분들이 많다"고 했다.
당시 황희찬은 "우리는 그저 같은 인간이고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 이후로 어떤 선수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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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손흥민 선수와 가끔 만나냐"는 질문에 "아직 영국에서는 따로 한번도 못 봤다"고 답했다. 그는 "흥민이 형이 인터뷰 할 때 '희찬아 오면 연락해'라고 하는데, 막상 연락하면 항상 약속이 있더라"며 "아직 3년 동안 한번도 못 봤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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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고 축구선수를 시작해 20년 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손흥민을 도와 역전골을 성공시켜 12년만에 16강 진출을 일궈낸 일에 대해 "운이 좋았다. 흥민이 형을 도와줘야할 것 같아 뛰어 갔는데 운 좋게 공이 제게 왔고 잘 들어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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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영상 편지를 쓰며 눈물을 뚝뚝 떨궜다. 황희찬은 "어릴 때 두분이 키워주셨다. 멀리 떨어져도 어떻게 하면 가까이 느낄수 있을까 싶어서 팔에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을 새겼다"며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毛?라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