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배우 이순재가 69년 연기 인생과 열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순재는 4인용 식탁에 초대할 절친으로 임동진과 소유진을 택했다. 이순재는 "소유진과는 연극도 많이 했다. 남편 백종원과도 잘 아는 사이다. 소유진을 초대하면 신랑이 뭘 좀 보내더라. 맛있는 걸 많이 준다"라고 웃었다.
백종원과 고등학교 동문인 이순재는 "은관문화 훈장을 받던 날 백종원과 BTS도 참석을 했다. '이것저것 하지말고 하나만 해. 다른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지' 했는데 백종원이 '제가 고등학교 후뱁니다'라는 거다. 그래서 아무말도 못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신구를 예로 들며 "신구는 바로 인기를 얻은 게 아니다. 늦게 시작하기도 했는데 하나하나 치고 올라가 톱배우가 됐다. 당시 잘 나가던 배우들은 다 없어졌다. 신구는 화려한 역할을 하는 배우가 아니다. 걔는 키스신도 못해본 배우다"라며 웃으면서 "난 아니다. 난 베드신도 해봤다"라고 으쓱했다.
|
이승기 결혼식 때 주례 대신 짧은 덕담을 건넸던 이순재는 "내 주례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우선 결혼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사랑을 나눠라! 일주일에 최소한 세 번 이상이야!' 그랬다"며 아찔한 19금 주례사를 회상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리어왕' 독백을 선보였던 이순재에 소유진은 존경과 함께 "'리어왕' 공연 중 한 번 쓰러지셨지 않냐"라며 걱정했다.
이순재는 "그때 체중이 10kg가 빠졌다. 매번 침을 맞아가면서 공연을 했다. 4개의 작품을 연달아 공연할 때였다. 백일섭 노주현과 연극 '아트'를 하고 '장수상화'를 하면서 연극 '갈매기'를 연출하고 곧바로 '리어왕'에 들어갔다. 일이 계속 물리니까 체력이 떨어지더라"라 했다.
그는 "침을 맞아가면서 모든 일정을 소화해냈다. 쓰러지지 않고 잘 버텼는데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다음날 목욕탕에서 쓰러져버린 거다. 쓰러지는 순간 '이걸로 내 인생이 끝이구나' 했는데 병원 검사가 결과가 양호했다. '머리만 살아있으면 됐다' 싶었다"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
이순재는 "공연은 관객과 약속이지 않냐. 난 집안일과 공연 일정이 겹친 적이 있다. 첫 번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다. 장례 일정이 겹친 거다. 지방 촬영을 해야해서 동생에게 상주를 부탁했다. 또 연극하는 와중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더블 캐스팅인데 내가 출연해야 할 차례였다. 그땐 동생도 세상을 떠난 시기였다. '어머님 미안합니다'하고 공연에 올랐다. 부모님 돌아가신 건 사적인 일이고 관객과 약속은 공적인 일이다"라고 밝혔다.
스타덤에 오른 배우를 보며 느꼈다는 이순재는 "옆길로 새는 배우들이 있다. 사회적 규범을 지키지 않는 거다. 교통 범규 위반, 음주운전, 마약 같은 거 있지 않냐. 우리가 공인은 아니다. 그러나 준공인적 성격을 띄고 있다"라고 신념을 전했다.
결혼 57주년을 맞이한 이순재 부부. 아내는 무용을 전공했다. 이순재는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무용을 그만뒀다"며 안타까워 했다.
|
이순재는 아내와 연애할 때 러브레터를 썼다며 "나에게는 마지막 찬스인거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시 아내가 무용을 할 때라 장기간 해외공연을 갔다. 국가마다 호텔 리스트를 확보해 호텔마다 러브레터를 보냈다. 좋은 소리는 다 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소유진은 "결혼 10주년 약속으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바빠서 못찍었다. 그래서 최근 결혼기념일에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좋은 이벤트가 됐다"라며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가족사진을 찍자 찍자 하다가 못찍고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계속 살아계실 줄 안 거다. 드라마에선 그렇게 많이 찍었는데 진짜 가족사진을 못찍은 게 너무 후회가 됐다"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곧 연기인생 70년을 맞는 이순재는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나의 몫이다"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