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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이효리가 연예계 활동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고백했다.
엄마는 "그런 점에서 너희한테 엄마로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이효리는 "엄마가 사과할 게 뭐 있냐. 아빠가 늘 시작을 먼저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남편을 순한 사람으로 골랐나 봐. 절대 나랑 안 싸울 거 같은 사람. 싸우는 게 너무 싫어서"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이를 들은 엄마는 "왜 또 대화가 그쪽으로 흘러갔냐"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고, 이효리는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지난 과거 아니냐"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부정하고 싶다. 지금도 엄마는"이라고 힘들었던 지난 기억은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엄마의 말에 이효리는 "좋은 이야기 나쁜 이야기가 어디 있냐. 다 지난 이야기"라고 "지금 같았으면 내가 (엄마) 슝 데리러 갔을 텐데"라며 웃었다. 엄마는 "지금 같았으면 내가 그렇게 당하냐"며 웃었고, 이효리는 "엄마가 먼저 나와버려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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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는 서로 차와 오미자 액기스로 신경전 아닌 신경전을 벌이며 티격태격했다. 결국 어머니는 먼저 자리를 피했고, 이효리는 고개를 저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후 이효리는 다시 한번 엄마에게 차를 권했고, 엄마는 헤어롤을 한 상태로 차를 마시기 위해 딸 앞에 앉았다. 이를 본 이효리는 "엄마 귀엽다"며 웃었고, 엄마는 "귀엽댔다 혼내켰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머쓱한 듯 "내가 언제 혼냈냐. 엄마가 내가 여러 번 이야기 하게 하니까 그렇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혼내는 거 아니다. 내 말투가 그렇게 들리나. 내가 말투가 너무 센가"라며 살짝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 엄마는 갑자기 "뜨거운 먹으니까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고, 놀란 이효리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냐. 슬퍼서 우는 눈물 같이 보인다"며 엄마를 살폈다. 하지만 엄마는 딸의 눈을 피한 채 스웨터 색깔로 화제를 전환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후 이효리는 엄마와 요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마의 등을 보던 이효리는 "엄마 등이 되게 조그맣다. 어떻게 이렇게 조그맣냐. 아기 등 같다"며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면서 "엄마 등이 많이 굽었더라. '아 맞다. 엄마 80이 다 됐지' 이걸 인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효리는 "엄마가 유연하더라. 마음이 유연한 사람이 몸도 유연하다고 하는데 '엄마가 원래 되게 유연하고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었겠구나. 근데 많이 위축됐구나' 그런 걸 요가 하면서 좀 느꼈다"고 털어놨다.
요가 수업을 마친 후 이효리는 엄마가 그토록 원하던 오미자 액기스를 마셨고, 이를 본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가 좋으면 좋잖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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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엄마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이름을 얼마나 잘 지었냐. 내가 늙어서 효리 딸에게 의지하고 살아야겠다 생각해서 '효도 효(孝)'자를 붙여서 이름을 지은 거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날 위해 지은 게 아니라 엄마를 위해 지은 거냐. 날 위해 '잘 살아라' 이렇게 지어야지"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고, 엄마는 "그럴 수도 있지. 효도하라고. 근데 그 말대로 되지 않았냐. 지금까지 효도하고 살지 않냐"며 웃었다.
모녀는 첫 목적지인 바다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하던 중 엄마는 이효리에게 "넌 연예인 활동하면서 제일 어려웠을 때가 언제였냐. 힘들었을 때. 표절 논란 일어났을 때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효리는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그때 집 나갔다. 집 나가서 호텔에 있었다. 집에 있기도 싫고 엄마, 아빠가 나 상심해 있는 거 보는 것도 싫으니까 3박 4일을 그 방에서 혼자 나오지 않았다. 먹고 싶지도 않으니까 잘 먹지도 않았다. 나중에 호텔 지배인 같은 사람이 문을 두드리더라. '죽었나' 생각했던 거 같다"며 웃었다.
엄마는 "그런 거 보면 진짜 가슴이 철렁철렁하다. 너 때문에 입에 침이 바짝바짝 말랐다. 그래도 이렇게 지나고 보니까 다 지나간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다 지나가는 거다. 그런 명언이 있다. 가슴에 새겨라. 죽으라는 법은 없고, 세월이 약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마음을 얼마나 건강하게 잘 다스리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좌우된다. 아무리 자기가 아픔이 있어도 늘 밝은 표정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난 할 수 있다. 그 자신감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다"며 "정말 너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 나눠보기는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이효리는 "내가 되게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 아니냐. 그런 이야기는 어디 가서 잘 하지는 않는데 가끔 공허함과 외로움 같은 게 인간은 기본적으로 있는 거 같다. 울적하고 공허하고 괜히 그렇다. 남편, 가족, 강아지들, 날 진짜 좋아하는 팬들이 없었으면 정신이 이상했을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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