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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쯤 되면 '호중 업고 튀어'가 더 낫겠다. 가수 김호중과 그의 소속사가 음주운전 뺑소니 의혹과 증거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여전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김호중 절대 지켜' 카드를 내밀고 있어 대중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김호중을 향한 의혹은 끝나지 않았다. 채널A는 지난 15일 김호중이 뺑소니 사고 직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유흥주점을 방문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의혹을 키웠다. 하지만 김호중은 "유흥주점은 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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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몇몇 매체를 통해 소속사 측은 "김호중이 일행들과 인사차 술잔을 받아 입에 댔지만 술은 안 마셨다"고 황당한 해명을 늘어놔 대중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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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채널A를 통해 공개된 CCTV 속 김호중의 모습은 일단 사고 당시 심하게 왔다는 '공황장애'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사고 후 골목길을 빠져나간 뒤 차를 세운 김호중은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꽂고 어디엔가 전화를 걸며 길을 서성였다.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는 공황장애 증상과는 거리가 먼, 일상 그 자체 김호중의 모습이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기 전 유흥업소 앞에서 찍힌 화면도 공개됐다. 김호중은 유흥업소에서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고 차량 문 앞에서 잠시 휘청이다 조수석에 타는 모습이 담겼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것 자체가 '음주'를 뒷받침하는 근거. 김호중은 당시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가 50분 뒤 집에서 나와 자신이 직접 운전해 또 다른 술집으로 이동 중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에 대한 의혹을 더욱 명확하게 하는 이 CCTV에도 소속사는 "채널A의 보도는 마치 김호중이 유흥주점에서 음주를 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렸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휘청이다' 등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한 채널A에 유감을 표한다"며 김호중을 감쌌다.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에 소속사 대표의 범인도피 교사죄, 음주 운전 혐의 등 파면 팔수록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에 방송계도 빠른 '손절'로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KBS2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은 "이번 주 방송분에서 김호중 분량은 최대한 편집한다. 17일 출시 예정이던 225회 김호중 우승 메뉴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고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도 "기촬영분은 없으며 김호중에 대한 촬영 계획이 없는 상태다"고 선을 그었다.
오는 23~24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에 대해 KBS는 주관사 두미르 측에 김호중을 대신할 출연자를 섭외하라고 요구했고 두미르 측의 공식 답변이 없을시 'KBS 주최' 명칭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호중의 팬클럽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단체도 난색을 표했다. 국내구호단체 희망조약돌은 김호중의 팬클럽이 지난달 30일 전달한 기부금 50만원을 전액 반환하며 논란의 무게를 전했다. 희망조약돌 측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기부금 수령은 매우 곤혹스럽다. 사회적으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감안해 이번 기부금은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호중 업고 튀어'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음주운전 뺑소니'를 입증하는 쏟아지는 증거에 김호중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점점 더 싸늘해지고 있다. 애초에 공인으로서 유흥업소를 방문한 사실부터 잘못된 일. 지인들의 호출에 유흥업소를 거리낌 없이 출입한 김호중의 부족한 문제 인식부터 질타받아야 마땅하다. 여기에 심각한 범죄인 뺑소니를 '공황장애'로 포장하려 했던 괘씸죄도 추가됐다. 소속사 대표의 지시라고 주장하고 있는 범인도피 교사죄와 중범죄로 여겨지는 음주운전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 김호중에게 필요한 것은 '도망칠 궁리'보다 진심으로 '속죄하는 마음'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