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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이제 딱 절반이 왔다. 16부작의 8부가 방송됐을 뿐인데 평균 시청률이 18%에 가깝다. 16부 마지막회는 20%를 넘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별에서 온 그대'부터 '사랑의 불시착'까지 이어진 박지은 작가의 '불패 신화'가 '눈물의 여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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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비결은 역시 아주 '살짝'만 비튼 클리셰다. 완전히 비틀어도 안된다. 살짝만(?) 비틀어야한다.
'시집살이'는 K드라마의 공식과 같은 소재다. 하지만 '처가살이'는 전에 없던 이야기다. 층층시하 시누이들은 처남과 처가 식구들로 바뀌었다. 시집식구들이 처가 식구들에게 쩔쩔 매고 할말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아버지가 이장 선거 패배 위기에 몰리자 며느리 홍해인이 마치 '구세주'처럼 나타나, 요즘 진짜 선거라면 어림도 없을 '금권 선거'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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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작가라기 보다는 판타지 로맨스 작가에 가깝다. '별그대'에서는 외계인이 등장했고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북한이 등장했다. 그리고 '눈물의 여왕'에서도 재벌이 너무 쉽게 무너져 내리는 판타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박 작가의 그런 스토리가 재미가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절대 한발짝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괴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폭을 완전히 좁히지도 않는다.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항상 반 발짝 씩만 앞서가는 것이 바로 '박지은표 스토리' 성공의 비결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